디지털 시대 안구건조증 급증…눈 휴식·실내습도 유지가 해법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스마트폰과 모니터 사용이 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눈의 휴식 시간을 자주 갖고 실내 습도를 60% 안팎으로 유지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눈가 찜질 등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예방과 관리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노화가 안구건조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전자기기 사용, 미세먼지 등 생활습관과 환경 요인이 발병 원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연령층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증발하거나 분비량이 부족해 눈물막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한다. 눈물막은 각막을 보호하고 시야를 선명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기능이 약해지면 눈의 뻑뻑함·작열감·이물감·눈부심 등 불편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각막 손상이나 감염, 영구적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치료는 인공눈물 사용과 생활환경 개선이 기본이다. 방부제 성분에 따른 독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회용 인공눈물이 권장되며, 염증이 동반되면 항염증제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국제 학회인 TFOS(Tear film & Ocular Surface Society) 연구에서는 미세먼지와 가스 등 대기오염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오염이 심한 날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건성안 환자의 80% 이상에서 마이봄샘 기능장애가 확인됐다"며 "40도 정도의 따뜻한 수건이나 찜질팩으로 눈가를 찜질하면 기름층을 분비하는 마이봄샘이 제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컴퓨터 사용 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약 개발도 활발하다. 김 교수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후보물질 'RCI00'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 성과를 유럽 건성안학회에서 발표하며 아시아·유럽 간 치료제 패러다임 차이와 국내 연구의 성과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환경 오염으로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FDA 임상 2상 승인은 국내 연구진이 세계 건성안 치료 분야를 선도할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