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유전성 난청, 한번의 유전자 교정으로 청력 회복"
정밀 유전자가위 적용해 전임상 수준서 치료 가능성 세계 최초 입증
"보청기에 머물렀던 기존 치료 넘어 환자 맞춤 유전자 치료 가능"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동아시아 인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유전성 난청의 원인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해 단 한 번의 주사로 청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유전성 난청 돌연변이에 정밀 유전자가위를 적용해 전임상 수준에서 치료 가능성을 입증한 세계 최초 사례다.
서울대병원은 이상연 소아이비인후과 교수와 배상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팀이 공동 연구를 통해 MPZL2 유전자의 대표적 돌연변이(c.220C>T)를 교정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 전임상 동물 모델에서 청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IF 15.7)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내외 유전성 난청 환자 1437가계를 분석해 해당 돌연변이가 DFNB111형 감각신경성 난청의 주요 원인임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한 인간화 마우스 모델을 제작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최신 아데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ABE8eWQ-SpRY)를 적용해 병을 유발하는 아데닌 염기를 정상 구아닌으로 정밀 교정했다.
연구진은 청각세포에 대한 전달 효율이 높은 아데노-연관 바이러스(AAV-ie)를 운반체로 사용해, 마우스 달팽이관에 1회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청성뇌간유발반응(ABR)과 이음향방사(DPOAE) 검사에서 전 주파수 대역에서 20~30dB의 청력 향상이 확인됐고, 효과는 20주 차 이상 유지됐다. 외유모세포와 지지세포의 생존율도 크게 높아졌으며 달팽이관 구조 회복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비표적 교정(오프타깃)이 발생하지 않았음이 Cas-OFFinder, GUIDE-seq, RNA-seq 분석으로 입증됐다. 이는 해당 유전자가위가 높은 표적 정확성과 생체 내 안전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 교수는 "아시아에서 빈발하는 유전성 난청 돌연변이를 자체 개발 유전자가위로 교정해 정밀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입증한 것"이라며 "맞춤형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보청기나 인공와우에 머물렀던 기존 치료를 넘어 앞으로는 환자 맞춤 유전자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의대 의사과학자 과제,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서울형 바이오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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