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K-의료' 정조준…훈풍 힘입어 역대급 성과 도전

H+양지병원, 한국 의료법인 최초로 독자 진출…검진 특화
365mc 해외 지점 매출 100억 돌파…곧 미국, 베트남 개원

의사 10명과 직원 70여명이 상주하는 'H+하노이'는 토털건강검진센터와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치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소화기내시경) 등 ‘폴리클리닉’ 12개 과목을 운영한다.(H+양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덕분에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재조명된 가운데 'K-의료'의 세계화, 특히 국내 병의원의 현지 직접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어 긍정적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진출 국가와 진료 과목이 다양해진 데다 현지 파트너 없이 독자적으로 뛰어든 병원도 등장하는 등 과감한 도전이 시장 선점 기회는 물론, 한국 의료서비스의 경쟁력 강화에 효과적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베트남 진출 활발…피부·성형 외에도 종합병원으로 도전

2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 의료서비스 시장은 연평균 6.1% 지속 성장해 2023년 10조 8000억 달러에서 2029년 15조 4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병의원의 누적 해외진출 또한 2023년 기준 총 31개국 204건으로 연평균 22.8% 증가했다.

지난 2016년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병의원 개설자(개인·법인)는 반드시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 등을 신고해야 한다. 이런 의료 해외진출 신고제는 진출 기관의 안정적 운영 등을 돕기 위해 시행됐다.

진출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73건(35.8%)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베트남 31건(15.2%), 몽골 12건(5.9%), 카자흐스탄 11건(5.4%), 미국 9건(4.4%), UAE(아랍에미리트)·일본 각 7건(3.4%), 카타르·우즈베키스탄 각 6건(2.9%)으로 뒤를 이었다.

진출 유형별로는 의료기관 개설·운영이 77건(37.7%)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운영컨설팅 63건(30.9%), 종사자 파견 30건(14.7%), 의료인 교육 14건(6.9%), 수탁운영 13건(6.4%), 정보시스템 이전 4건(2%), 의료기술 이전 3건(1.5%) 순이었다.

204건 중 과목이 존재하는 건은 196건이며 피부·성형이 81건(41.3%)으로 가장 많았다. 치과 37건(18.9%), 종합(5개 이상 진료과 진출) 15건(7.7%), 한방 14건(7.1%), 정형외과·산부인과·재활의학과 각 7건(3.6%), 일반외과 6건(3.1%), 건강검진·신경(외)과 각 5건(2.6%) 순이었다.

365mc "세계 비만 치료 트렌드를 이끄는 중심에 서겠다"

최근에는 도전적 사례와 가시화된 성과도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은 지난해 12월 총 12개 과목과 건강검진센터를 둔 'H+ 인터내셔널 메디컬센터 헬스케어&폴리클리닉)'(약칭 H+ 하노이)을 열었다.

H+ 하노이 설립은 한국 의료법인이 현지 파트너 없이 병원 이상급으로 해외 시장에 독자 진출한 최초의 사례라고 양지병원 측은 설명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울 본원과 H+ 하노이 간 협진·연계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 의료진이 원격진료·자문으로 현지에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중증 환자를 서울 본원으로 이송해 수술과 사후 관리 등을 받게 했다. 이밖에 현지 한국 기업 주재원들과 베트남 기업들을 겨냥해 기업 건강검진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인 365mc는 2년 만에 3개 인도네시아 지점과 1개 태국 지점 등 총 4개의 해외 지점에서 현지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5배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지방흡입주사 '람스'(LAMS)를 앞세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365mc는 오는 9월 미국 LA점, 베트남 호찌민점을 열 예정이다. 세계 최대 비만 치료 시장인 미국 거점 도시에 추가 개설도 검토할 방침이며, 베트남 하노이와 다낭 등 핵심 도시로의 확장도 준비 중이다.

김남철 365mc 대표이사. ⓒ News1 김성진 기자

김남철 365mc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각국 의료 환경에 맞춘 기술 현지화와 AI 기반 맞춤 치료로, 세계 비만 치료 트렌드를 이끄는 중심에 서겠다"며 "글로벌 지점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365mc를 전 세계 '지방흡입의 기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진흥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이 선언된 뒤 현지 직접 진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ICT 등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방식이 다양해지고 재생의료, 감염관리 등 의료 소비자 또한 확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의료의 우수성을 세계로 알릴 국제적 역량을 보유한 의료기관 진출이 예상된다"면서 "해외 대형 보건의료 프로젝트 수주에 지원하는 등 유연한 대처와 시장 선점 기회 확보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 수출 경쟁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