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생기는 MASLD…간암 위험 '간편 진단' 길 열려
미국·유럽·아시아 16개 기관 참여…정확도 93% 이상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을 비침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임상 전략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세브란스병원 간센터 김승업·이혜원 교수 연구팀은 홍콩중문대 등 미국, 유럽, 아시아 16개 기관과 공동으로 MASLD 환자에서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측정하기 위한 2단계 비침습적 평가 전략의 유효성을 검증했다고 11일 밝혔다.
MASLD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0%에서 나타난다. 과거 '비알코올 지방간'(NAFLD)으로 불렸으나, 당뇨·고혈압·비만 등 대사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확인되면서 명칭이 변경됐다.
연구팀은 미국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혈액검사로 섬유화 지표(FIB-4) 산출 △간 탄성도를 측정하는 진동제어초음파 탄성측정법(VCTE) 시행의 2단계 전략을 적용했다.
연구진이 1만 2950명의 MASLD 환자를 평균 47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FIB-4가 3.25 이상이거나 VCTE 간경직도가 20kPa 이상이면 간암 연간 발생률이 1%를 넘어 간암 감시 대상에 해당했다. 또 FIB-4가 높고 간경직도가 15kPa 이상인 경우도 간경변증 여부와 관계없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반면 FIB-4는 높지만 간경직도가 낮으면 3년 내 간암 발생률이 0.3% 미만으로, 감시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전략은 예측 정확도 지표인 AUROC 0.733, 양성 예측도 7.9%, 음성 예측도 99.7%, 전체 정확도 93% 이상을 기록해 임상적으로도 신뢰도가 높았다.
김승업 교수는 "MASLD 환자에서 질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간편한 임상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간경변증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해 기존 간암 감시 전략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거트'(Gut) 최신호에 실렸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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