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암 등 두경부 수술 수가 최대 80%↑…'희소 인프라' 보호

13차 건정심…급성기 정신질환 초기치료 보상 강화
중증 장애아동 위한 보조기기 본인 부담 대폭 경감

26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5.6.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고난도 두경부암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최대 80% 인상하는 등 정부가 희소분야 수술 인프라 지원에 나선다. 또 급성기 정신질환 초기치료의 보상을 확대해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이 유지되도록 돕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오후 서울 서초 국제전자센터에서 2025년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두경부 고난도 수술 등에 대한 보상 강화 방안, 급성기 중증질환자 초기치료 보상 강화 방안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인두악성종양수술 치른 의료진 그간 92만 원→166만 원 '보상'

두경부암 수술은 얼굴, 목 부위 특성과 인접부위 장기가 많아 난이도가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기피 분야로 여겨왔다. 복지부는 이런 수술 특성과 난이도를 반영해 총 29개 두경부 관련 수술 항목에 대해 상대가치점수를 인상해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구강내종양적출술, 후두 및 하인두 적출술, 설암 수술 등 24개 두경부암 관련 수술 수가가 20%에서 최대 80%까지 인상된다. 예를 들어 상급종합병원이 구인두악성종양수술을 시행하면 현재까지 92만 원만 인정됐으나 앞으로 166만 원을 받게 된다.

암이 인접부위를 침범해 함께 수술이 필요한 데 따라 인접부위 수술에 필요한 인력·시간 등을 반영하는 등의 보상도 강화한다. 한마디로 설암수술 수가(265만 원)만 인정되던 게 설암수술은 물론, 구강내악성종양적출술을 주·부수술(515만 원)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수술 간 난이도, 기도 폐쇄 등 중증도 등을 고려해 인후농양절개술(경경부) 등 5개 두경부 수술 수가를 15%에서 최대 55% 수준까지 인상하는 한편, 수술 이후의 결손 부위를 재건하는 수술(천공지(perforator)를 이용한 유리피판(피부판이식)술) 수가를 신설한다.

복지부는 '정신질환자 지속치료 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정신질환자의 급성기 치료와 퇴원 후 치료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 중 급성기 치료 활성화 시범사업은 연내 본사업 전환이 예정된 데 따라 급성기 정신질환 초기치료의 보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실 입원료 수가(입원 초 가산(14일) 포함-최대 30일 간 산정)를 만들어 폐쇄병동 내 치료실 운영을 돕는 동시에 정신의학적응급처치를 100% 가산하는 등 현행 정신요법료 일부 항목의 보상을 강화해 적극적인 자원 투입과 치료 개입을 유도한다.

현행 정신과 관련 수가 중 '격리보호료(격리 목적의 별도 1인 공간에서 격리 관찰 시 산정)'가 억제·강박을 할 때 산정되는 수가로 오인되지 않도록 '정신안정실 관리료'로 이름을 바꾼다.

상급종병 중증수술 약 1만 3000건↑…전문의 중심병원 발돋움

이날 건정심 논의를 거쳐 '한방병원 내 의과'에 대한 입원형 호스피스 수가를 신설한다. 의과를 운영 중인 한방병원이 입원형 호스피스전문기관으로 신규 지정된 데 따른 조치다. 복지부는 말기환자 등의 의료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해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7.22/뉴스1

아울러 중증 장애아동의 성장 발달을 돕고 치료 및 건강 개선을 위한 몸통지지 보행보조차, 장애인용 유모차, 아동용 전동휠체어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한다. 장애아동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몸통지지 보행보조차 최대 180만 원, 장애인용 유모차 최대 135만 원, 아동용 전동휠체어 최대 342만 원 등의 본인부담금 경감이 예상될 뿐더러 이런 보조기기 이용을 통해 걷기 훈련과 이동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

복지부는 건정심에서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추진경과'도 보고했다. 복지부는 포괄적 진료역량을 갖추고 응급의료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 종합병원을 175개 선정해 이달 1일부터 지원하고 있다.

참여 기관의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응급의료행위에 대한 가산을 8월부터 지역응급의료기관까지 확대 적용하고, 하반기에 마련될 성과지원 지표에 중증응급 환자 진료 실적 등을 반영해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의 응급의료 지원을 강화한다.

건정심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추진경과'도 거론됐다. 이 사업을 통해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수술은 약 1만 3000건 증가했고, 외래(환자 5% 증가)보다는 입원(13% 증가) 중심으로 진료가 회복되는 등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 진료에 집중하고 있다.

진료협력기관과 의료기관 간 진료협력 또한 강화돼 전문의뢰·회송 도입 이전보다 시스템을 활용한 의뢰·회송건수가 2.5배~3배 이상 늘었고, 47개 병원에서는 진료협력병원(2차급)에서 전문의뢰된 입원환자가 필요시 우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창구(패스트트랙)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전공의 7대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각 병원 여건에 맞춰 전문의와 진료지원간호사가 팀을 이뤄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참여 등 밀도 있는 전공의 수련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