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속 마약성분, 5년새 절반으로…외국인 밀집 인천·시화 필로폰 1.4배

일평균 사용 추정량 2020년 31.27mg→2024년 15.89mg

5년간(2020~2024년) 지역별 사용추정량 평균.(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하수에서 검출된 불법 마약이 5년 만에 절반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과 경기 시화 등 지역에서는 필로폰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식약처가 지난 5년간 성분별 사용추정량의 경향을 분석한 결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MDMA(엑스터시), 코카인 등 6종의 불법 마약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1000명당 기준)은 2020년 31.27mg, 2021년 23.85mg, 2022년 20.30mg, 2024년 15.89mg으로 5년간 49% 감소했다.

특히 메스암페타민은 5년 연속 모든 조사 지점에서 검출됐으나 추정 사용량은 같은 기간 24.16mg에서 9.86mg으로 59% 줄었다. 이는 미국(2667mg), 호주(1446mg), 유럽(42mg) 등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MDMA의 사용추정량은 202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코카인의 사용추정량은 지난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조사는 17개 시·도 34개 하수처리장에서 진행됐는데 인천과 경기 시화 등 일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필로폰 사용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밀집 지역(외국인 비율 6% 이상이며 외국인 근로자가 500명 이상인 지역) 12곳의 필로폰 사용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배에 달했으며, 외국인 마약사범 증가세와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 2573명, 2023년 3151명, 2024년 3232명으로 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해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하수역학 조사를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체계로 고도화한다. 기존 15종이던 분석 성분은 의료용·신종 마약류 포함 200여 종으로 확대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한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한 코호트 연구, 데이터사이언스를 활용한 사회경제적 상관 분석 등을 통해 불법 마약 사용 실태에 대한 예측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34개소)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요 불법 마약류 사용추정량이 감소한 것은 그동안 수사나 단속을 강화하고 예방 교육, 홍보를 열심히 한 효과로 볼 수도 있으나 지속적인 조사와 중독 예방·재활 활동에 힘써야만 비로소 마약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