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개특위 산하 4개 전문위 회의 중단·연기…"의료개혁 시계 제로"

"계엄 이후 열린 전문위원회 전무…안정 되어야 논의 진행"
"의료인 '처단' 대상으로 보는 정부와 의료개혁 논의 못해"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브리핑에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4.8.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국헌을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이 자진 사퇴 또는 탄핵 위기에 처하면서, 윤 정부에서 추진해 온 의료개혁도 동력을 잃고 있다.

특히 이번 비상 계엄 포고령에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 처단' 문구가 담기면서 그나마 이 정부의 의료개혁에 우호적이던 의사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일부 의료단체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개특위 산하에 있는 의료인력 전문위원회, 전달체계·지역의료 전문위원회,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 의료사고안전망 전문위원회 등 4개의 전문위원회는 그간 1~2주 간격으로 진행하던 대면회의를 현재 모두 중단한 상태다.

의개특위에 참여 중인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뉴스1에 "의개특위 자체는 3개월에 한 번 정도는 열렸고, 산하에 있는 전문위 4개는 1~2주 간격으로 해왔다. 하지만 계엄이 터진 이후로는 한 번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계엄 이후) 복지부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연기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신응진 의개특위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장도 뉴스1에 "(의료개혁 특위가) 중단된 상황이 맞다"며 "정부가 일단 안정이 되어야지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개특위는 지난 4일 열릴 예정이었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 회의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도 했다.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도 "오는 19일에는 실손보험 개선 방안, 비급여, 의료사고 안전망 등과 관련해서 공청회를 개최하고,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위원들에게) 참여 여부에 대한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며 "실손보험과 관련한 논의는 소위원회에서 논의가 되었고, 이후 전문위에 보고 및 의결을 한 후 의개특위에서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의료사고 안전망 전문위는 대면 심의에서 서면 심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고위험 필수과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의개특위 산하 전달체계 지역의료 전문위원회 회의는 지난 6일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했으나, 일주일 뒤인 13일로 연기됐다. 하지만 13일 회의도 정족 수 미달로 취소한다는 공지가 전달됐다.

이 와중에도 정부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의료전문가와 공급자, 수급자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이 오는 12일 임시국회에서 탄핵안을 재상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의료개혁이 뒷전으로 밀릴 우려는 여전하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여야 간 충돌과 함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며,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 결정과 차기 대선 등으로 이목이 쏠리면서 윤석열표 개혁 정책들은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국무회의에 참여한 보건복지부 장관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현안 논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계는 계엄 포고령을 통해 전공의 등을 '처단' 대상으로 명시한 정부와는 더 이상 의료개혁 등 논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11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 이주호, 복지부 조규홍은 내란 수괴의 하수인임을 참회하고 장관직에서 즉시 물러나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의료 개혁을 빙자해 벌여 놓은 의대 증원과 '의료 개악'은 원천무효"라고 비판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지난 8일 "전공의와 의사를 사회구성원이 아니라, 반역자이며 처단의 대상이라는 인식은 이 정권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내란 관여자의 지시로 행해지는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한 참여와 자문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2025년도 복지부 예산안이 삭감되면서, 의정갈등 해소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정부는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전공의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공의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를 위한 예산으로 당초 3922억4000만원을 편성했으나 이 가운데 931억1200만원이 삭감됐다. 구체적으로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에서 756억7200만원, 전공의 수련수당 지급 예산 174억4000만원이 감액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