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셀 창업자, 18년간 정부 R&D 사업 31건에 참여…총 192억원 규모

2005~2023년 정부 과제 31건 참여…15건은 연구책임자
동물실험 자료 조작 혐의 1심 유죄…다른 과제 검증 필요성 제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신약 임상 시험 승인 청탁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제넨셀 창업자 강 모 씨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약속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제넨셀 창업자 강 모 씨가 18년간 7개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과제에 투입된 정부 연구비만 약 192억 원에 달했다.

강 씨가 과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식약처에 허위 동물실험 자료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그가 참여한 다른 정부 R&D 사업에서도 연구 결과를 조작하거나 과제 수행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정부 각 부처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 씨는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31개 정부 R&D 과제에 참여했다.

정부 연구비는 총 191억 9000만 원이었으며, 민간부담금까지 포함한 전체 연구비는 약 259억 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강 씨가 직접 연구책임자(PI)를 맡은 과제는 15건으로, 여기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만 57억 1000만 원이었다. 나머지 16개 과제에는 참여연구원 등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부 부처별로는 농림축산식품부 과제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촌진흥청 7건, 식약처와 산업통상자원부 각각 4건, 중소벤처기업부 3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건, 교육부 1건이었다.

정부 연구비 규모는 과기정통부가 61억 원, 산업부 55억 5000만 원, 농식품부 40억 70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의원실에 따르면 강 씨는 2005~2007년 민간기업에서 정부 R&D 과제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세명대와 가천대를 거쳐 2016년 경희대로 자리를 옮겼다.

소속 기관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기존에 수행하던 정부 과제는 계속 이어갔다. 2015년 가천대에서 시작한 야생식물 선학초를 활용한 C형 간염 치료제 개발 과제는 경희대로 옮긴 뒤에도 계속 수행했다.

이 과제에 투입된 정부 연구비는 총 14억 4000만 원이었다. 2011년 세명대에서 시작한 헤르페스 바이러스 치료소재 개발 과제도 가천대로 자리를 옮긴 뒤까지 이어졌다.

강 씨의 과거 정부 R&D 참여 이력이 주목받는 것은 최근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 자료를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심 법원은 강 씨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에 관한 거짓 내용을 기재하거나 부작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자료를 제출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청탁 의혹으로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21년 지인의 요청을 받고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신청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후보자 측은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국산 치료제의 임상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고충 민원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강 씨가 일부 동물실험 자료를 누락·조작해 제출했다는 사실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최수진 의원은 강 씨가 참여한 다른 정부 R&D 과제와 관련해서도 연구 결과나 과제 수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강 씨가 책임자로 수행한 15개 과제는 물론 그가 참여한 31개 전체 과제에 대해 실적 조작 등이 없었는지 각 부처의 교차 조사가 필요하다"며 "부정한 방법이 확인된 과제에 대해서는 연구비 환수 등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