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신약개발 밀릴라…美 FDA, 임상 속도전 나선다

후보물질 발굴→첫 임상 최대 2년…中·호주보다 느려
자료 완성 전부터 순차 심사…韓도 임상 승인 속도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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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글로벌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임상시험 '속도전'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빠른 임상개발을 장점으로 앞세워 급성장하자, 미국도 초기 임상시험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규제 손질에 나섰다.

30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5일부터 '신속 임상시험계획(IND) 파일럿 프로그램' 신청을 받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처음 투여하는 임상 1상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FDA 측은 "미국에서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첫 임상까지 최대 2년이 걸리지만, 중국과 호주에서는 임상이 이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속도 차이가 계속되면 초기 임상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제도 개편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FDA는 "임상개발이 해외에서 빨라질수록 미국이 투자와 지식재산권, 과학 인재뿐 아니라 환자가 신약을 먼저 접할 기회까지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약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자료부터 먼저 심사

FDA가 선택한 해법은 신약 개발사와 외부 전문 연구기관 간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롤링 리뷰'(순차심사) 방식이다.

기존에는 제약사가 IND 신청에 필요한 비임상시험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 자료 등을 모두 준비한 뒤 FDA의 검토를 받아야 했던 반면, 이제는 회사가 전문 연구기관과 협력해 자료를 준비하면서 완성된 자료부터 FDA에 차례로 제출해 검토받을 수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기업이 FDA와 사전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첫 임상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FDA는 다음 달 30일까지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 제약사와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8~10개 팀을 선정하고, 새 제도를 통해 실제 초기 임상 진입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미 '30일 IND'…한국도 규제 속도 경쟁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 뉴스1 신웅수 기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역시 임상시험 승인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혁신 신약의 IND를 근무일 기준 30일 안에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에는 IND를 신청한 뒤 근무일 기준 60일 안에 당국이 별도의 거절이나 보완을 요구하지 않으면 임상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이를 30일로 줄이는 별도의 절차를 마련해 글로벌 동시개발 신약과 희귀질환·소아용 혁신신약 등이 더 빨리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까지 초기 임상 규제 개편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임상시험에 필요한 자료를 미리 검토해 적합 통지를 받은 경우 IND 법정 처리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내용의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 경쟁의 무게중심이 후보물질을 누가 먼저 발굴하느냐에서 이를 얼마나 빠르게 사람에게 적용하고 임상 데이터로 입증하느냐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초기 임상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한국 역시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임상 진입 과정의 불필요한 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신약개발 경쟁력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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