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98억달러 오갔다…비만·항암 신약에 몰린 글로벌 자금

공개된 14건 계약액 97억9100만달러
한미 24.9억달러로 최대…SK바이오팜도 빅딜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지난달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에서 주요 기술이전·파트너십 거래액이 98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제와 비만치료제를 중심으로 조 단위 계약이 잇따른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미약품(128940)과 SK바이오팜(326030) 등이 대형 거래에 이름을 올렸다.

29일 국가신약개발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6년 8월 신약개발관련 주요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신약개발 분야에서 주요 라이선싱 및 파트너십 거래 24건이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14건의 계약금액을 합산하면 총 97억 9100만 달러(약 13조 2900억 원)에 달한다. 나머지 10건은 계약금액을 공개하지 않아 실제 전체 거래 규모는 이보다 크다.

가장 큰 계약은 한미약품과 로슈의 비만치료제 기술이전이었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은 지난달 한미약품으로부터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4억 9000만 달러다.

HM17321은 기존 GLP-1 계열과 달리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UCN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량을 보존하거나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항암제 분야에서도 대형 계약이 이어졌다. 미국 패소스AI는 중국 알파맙온콜로지의 HER3·TROP2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JSKN016'에 대한 중국 외 지역 권리를 최대 22억1800만달러에 확보했다. JSKN016은 삼중음성유방암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로슈는 한미약품 외에도 중국 듀얼리티바이오와 10억 4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듀얼리티바이오의 'Dupac'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ADC에 주로 사용되는 토포이소머레이스 억제제와 다른 새로운 페이로드를 적용한 항암제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국내 기업들의 거래도 두드러졌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의 권리를 확보하는 최대 7억 95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오파칼림은 Kv7.2/7.3 이온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후보물질로 부분발작을 대상으로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다.

네오이뮨텍은 면역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넵타킨 알파'(NT-I7)의 미국·유럽 권리를 톨러런스바이오에 이전하는 최대 2억 6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도 미국 키오라파마슈티컬스의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 후보물질 'KIO-301' 관련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일라이 릴리는 옴니앱과 이온채널 신약 발굴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3억 7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후보물질이 확정되지 않은 신약 발굴 단계에서 이뤄진 거래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거래가 후기 임상 후보물질뿐 아니라 초기 플랫폼과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갖춘 후보물질까지 폭넓게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8월에는 비만치료제와 ADC 등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에서 10억달러가 넘는 대형 거래가 잇따랐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