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홍 유한양행 사장 "제2의 렉라자, 연내 기대…신약개발 확대할 것"
[뉴스1 초대석] "외부 도입·자체 연구 등 여러 방식 활용"
렉라자, '프리 갈리앵 코리아'서 최우수 제약제품상
- (대담=김희준 바이오부장),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대담=김희준 바이오부장) 문대현 기자
연말까지 후속 신약 성과를 기대합니다. 다만 신약개발은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두 개 후보에 의존하기보다 지속해서 후속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지난 9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사옥에서 뉴스1과 만나 '제2의 렉라자'로 꼽을 만한 후속 신약개발 성과와 관련해 이렇게 전했다. 연내 성과에 대한 기대감에는 변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후보물질이나 협상 상대방을 공개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얀센에 기술수출한 이후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으로 입지를 넓혔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오스코텍(039200)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해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2021년 단독요법으로 국내 31호 신약 허가를 받았고, 2023년 6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이어 2024년 J&J의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국내 항암 신약의 글로벌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10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회 프리 갈리앵 코리아 시상식에서 최우수 제약제품상을 받았다. 프리 갈리앵은 1970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생명과학 분야 이상으로, 올해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개최됐다.
김 사장은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제약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낮추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초기 신약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정 수준의 검증이 이뤄진 후보를 확보하면 개발 위험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연구해서 씨앗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부에 이미 싹이 나서 가지가 뻗기 시작한 후보가 있다면 그것을 가져와 더 크게 키우는 것도 방법"이라며 "유한양행도 자체 연구를 통해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외부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한양행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은 약 8개 수준이다. 6개 후보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고, 올해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해 임상에 진입할 후보와 내년 초 임상 진입이 예상되는 후보도 있다.
이 중 고셔병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유한양행이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임상시험 규모를 관리하기 용이한 만큼 자체적으로 글로벌 개발 역량을 쌓아 상업화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모든 신약을 끝까지 직접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국내에서 허가와 시장 진입을 우선 추진한 뒤 글로벌 임상은 해외 제약사와 협력하는 방식도 병행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제2의 렉라자에 대한 연내 성과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다. 연말까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약개발은 장기간이 필요한 만큼 하나의 후보물질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계속해서 후속 후보를 확보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신약 사업개발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예전에는 개발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 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여러 방식이 있다. 글로벌 회사가 초기 단계에서 투자하고 향후 권리를 확보하는 방식도 있고, 옵션을 활용하거나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방식도 있다. 후보물질의 특성과 개발 단계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외부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것이 자체 R&D 역량과 충돌하지 않나.
▶그렇지 않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모든 신약을 내부에서 개발하지는 않는다. 초기 단계에서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직접 개발하는 것과 어느 정도 검증된 후보를 외부에서 도입해 개발하는 것은 각각 장점이 있다. 자체적으로 씨앗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외부에서 이미 싹이 난 후보를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다.
-자체 연구와 외부 도입의 비중을 정해두고 있나.
▶정해진 비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후보가 유한양행의 전략에 맞는지가 중요하다. 내부에서 좋은 후보가 나오면 개발하고, 외부에서 좋은 후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이다.
-현재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가 6개 정도이고, 올해 임상에 들어갈 후보와 내년 초 임상 진입을 예상하는 후보까지 합치면 8개 정도 된다. 고셔병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3상까지 직접 진행해 상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대규모 질환에 비해 임상 규모를 관리하기가 수월한 측면이 있다.
-신약 하나가 실제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나.
▶통상 개발에 10년 정도가 걸립니다. 허가를 받은 뒤에도 의사들이 처방 경험을 쌓고 환자들이 약을 신뢰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개발부터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보면 15년 정도가 걸릴 수 있다.
-유한양행이 렉라자 이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다음 신약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다. 렉라자 하나의 성공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후속 후보물질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자체 연구와 외부 도입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신약개발 역량을 계속 키워야 한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
1959년생인 김열홍 사장은 고려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출신 연구자다. 1983년 고려대 의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의학 석사, 1994년 혈액종양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고려대 의과대학 종양혈액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암 연구와 임상 분야에서 활동했다. 2023년 3월 유한양행 R&D본부장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5월 R&D 총괄 사장에 올랐다. 현재 유한양행의 신약 연구개발 전략과 파이프라인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1959년생 △고려대학교 의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의학과 석사 △ 고려대학교 혈액종양학과 박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종양혈액내과 교수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 △고려대학교 암연구소장 △한국유전체학회 회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유한양행 R&D본부장 사장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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