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맞으면 시력 떨어진다?…121만명 분석서 위험 증가 확인 안 돼
121만명 분석…세마글루티드 NAION 위험 증가 없어
EMA는 '매우 드문 이상사례'…개별 위험요인 살펴야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둘러싸고 희귀 시력 이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실제 진료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티드 복용 환자의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위험이 다른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이 세마글루티드와 NAION의 연관 가능성을 인정하고 제품 정보에 관련 내용을 반영한 만큼 전문가들은 환자의 기저질환과 안과적 위험요인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군 보건체계 자료를 활용한 이번 연구는 2025년 국제 학술지 '밀리터리 메디슨'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17년 12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진료받은 18세 이상 성인 121만 2775명의 의료 청구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 97만 3529명과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23만 9246명으로, 이 가운데 NAION 진단 사례는 2447건이었다.
연구진은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관상동맥질환 등 동반질환을 보정한 뒤 세마글루티드 복용군과 비(非)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군의 NAION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티드 복용군의 NAION 진단 가능성은 다른 계열 치료제 복용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동반질환 등을 고려한 분석에서는 비교군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세마글루티드가 NAION을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군에서도 세마글루티드 복용과 NAION 발생 사이에 유의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세마글루티드가 NAION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갑작스럽고 통증 없이 한쪽 눈의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 일부가 가려지는 질환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수면무호흡증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마글루티드를 처방받는 환자 상당수가 이 같은 질환을 함께 갖고 있어 기존 연구에서 나타난 위험 신호가 약물 자체의 영향인지,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른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지난해 6월 오젬픽과 위고비, 리벨서스 등 세마글루티드 성분 제제를 검토한 뒤 NAION을 '매우 드문' 이상사례로 분류했다.
EMA는 일부 역학 연구에서 세마글루티드 복용자의 NAION 위험이 비복용군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으며 치료 환자 1만명당 1년 동안 약 1건의 추가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용 중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급격한 시력 악화가 나타나면 진료를 받고 NAION이 확인되면 치료를 중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실제 진료자료에서 세마글루티드와 NAION 사이의 일관된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다만 희귀 이상사례인 만큼 단일 연구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규제기관의 평가와 추가 안전성 자료를 지속해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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