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소제약사까지 향한 트럼프 '약가 압박'…K-바이오 영향은
美 약가 협약 26곳으로 확대…브랜드 의약품 시장 89% 차지
韓 기업 영향 제한적…신약 직판·바이오시밀러 희비 갈릴 수도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이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서 중견 제약사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직 국내 기업들은 직접적인 압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책 범위가 넓어질 경우 미국에서 자체 신약을 판매하는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알콘, 아스텔라스파마, 비원메디슨스, 브리지바이오, CSL, 쿄와기린, 선파마, 테바, UCB 등 9개 제약사와 최혜국(MFN) 방식의 약가 협약을 체결했다.
MFN은 미국의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이 지불하는 낮은 가격 수준에 맞추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의료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 암젠, 머크(MSD), 존슨앤드존슨(J&J) 등 17개 대형 제약사와 같은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여기에 이번 협약으로 9곳이 추가되면서 MFN 협약에 참여한 제약사는 총 26곳이 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들이 미국 브랜드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약사들을 상대로 미국 내 생산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9개 기업은 단기적으로 미국 내 의약품 생산시설 등에 총 196억 달러(약 27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UCB와 선파마, 테바, 아스텔라스 등 일부 제약사는 미국 정부에 원료의약품(API)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이 의약품 원료를 미리 비축해 중국과 인도 등 해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취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인하와 미국 내 생산 투자를 관세 정책과도 연계하고 있다. MFN 약가 적용이나 미국 내 생산·연구개발(R&D) 확대에 합의했거나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기업에는 특허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 주는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정책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MFN 협약 대상 26곳에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국내 기업 상당수가 미국에서 자체 신약을 직접 판매하기보다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거나 임상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MFN 적용 대상이 계속 확대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신약을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일부 국내 기업의 경우 약가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반면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업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이미 가격 경쟁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가격 인하 압박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정책이 어느 범위까지 확대될지가 관건"이라며 "미국에서 자체 신약을 판매하는 기업에는 새로운 가격 압박이 될 수 있지만,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하며 시장을 넓힐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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