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비싼 마운자로, 건강보험 적용해야"…당뇨 환자들만 혜택?
비만치료제 해외 불법반입 급증…국내 가격 부담 때문
한국릴리, 건보 급여 재신청…비만 환자들도 가격 기대감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최근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를 사기 위해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내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다는 정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다.
같은 약인데도 한국과 일본의 가격이 크게 다른 이유는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을 피해 해외 구매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마운자로의 건보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0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적발 건수는 총 415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인 1189건보다 3.5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4년 단 4건에 불과했던 적발 건수는 몇 년 사이 국내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면서 급증하는 모양새다.
해외 구매 수요를 키우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 부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 마운자로를 비만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으면 건보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가 약값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4주분 기준인 2.5㎎은 약 29만~39만원, 5㎎은 약 38만~46만원 수준이다.
반면 일본에서는 마운자로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건보 체계에 들어가 있어 정부가 약값을 관리한다. 이 때문에 용량과 판매처 등에 따라 국내보다 수십만 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항공료를 내고서라도 일본에서 사는 게 더 싸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해외에서 마운자로를 구입해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4년 10월 관세청에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주사제의 개인 반입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수입요건 확인 면제 추천서가 별도로 없다면 통관할 수 없으며 적발된 제품은 폐기된다.
식약처는 가격보다 안전성을 더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해외에서 구매한 제품은 정품 여부나 유통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고, 보관 상태 등에 따라 안전성과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비만과 당뇨병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적절한 체중·혈당 관리가 장기적으로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는 지적도 공존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 3명 중 2명은 치료를 받아도 목표 혈당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비만까지 함께 겪고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며, 2024년 당뇨병 진료비는 약 3조 7000억 원에 달해 사회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마운자로는 혈당과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는 GIP와 GLP-1이라는 두 호르몬의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제2형 당뇨병과 비만 치료 등에 허가받았다.
임상에서도 혈당과 체중을 함께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제2형 당뇨병 환자 6278명이 참여한 임상 3상에서 마운자로를 투여한 환자들은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들보다 혈당이 훨씬 낮아지고 체중도 더 크게 줄었다. 같은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도 마운자로의 혈당·체중 감소 폭이 더 컸다.
이런 치료 효과를 고려해 마운자로의 건보 적용 절차도 다시 진행되고 있다. 한국릴리는 지난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마운자로의 급여 적용을 재신청했다. 2024년 3월 첫 신청 이후 두 번째다.
첫 도전 당시 심평원은 마운자로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사측의 약가 협상이 결렬되면서 최종 등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건강보험 신청 대상이 비만 환자가 아닌 제2형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다. 마운자로가 건강보험에 등재되더라도 비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보험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급여 등재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약가 관리가 이뤄질 경우, 비만 환자들도 지금보다는 낮은 가격에 마운자로를 처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도 비만치료제 자체의 급여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보고 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체중 감량에 사용하는 고가 약제에 건보 재정을 어디까지 투입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당뇨병과 비만 등 여러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잇따라 등장하는 만큼 적응증별 치료 효과와 환자 부담, 건보 재정 영향을 함께 고려할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한국릴리는 "국내 여러 치료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당뇨병 환자분들을 위해 마운자로의 건보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적응증 의약품인 마운자로가 국가 건보 제도하에서 혁신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치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정부와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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