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ADC 경쟁…K-바이오, 차세대 항암제 '속도'

글로벌 빅파마, 이중 페이로드 등 차세대 기술 확보 경쟁
삼성바이오에피스·리가켐·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기업들도 개발 박차

과거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Pfizer)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석한 모습. 2019.6.3 ⓒ 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개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6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계기로 국내외 기업들의 ADC 기술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와 강력한 항암약물을 결합한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항체가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라 '유도미사일 항암제'라고도 불린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은 정상세포까지 함께 공격해 탈모나 구토, 백혈구 감소 같은 부작용이 많았지만 ADC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치료 효과가 높고 정상세포 손상을 줄인다.

대표적인 ADC 치료제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 아스텔라스와 화이자의 '파드셉',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ADC의 상업성을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기업들도 기존 ADC 기술의 확보를 넘어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4월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 기업인 크로스브리지바이오를 최대 3억 달러(약 41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하나의 항체에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항암약물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내성을 줄이도록 설계한 기술이다.

화이자도 최근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와 최대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노블 페이로드 ADC'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 역시 기존과 다른 새로운 항암약물을 탑재해 치료 효과와 내성 극복을 노리는 차세대 ADC 기술에 해당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 ⓒ 뉴스1 이훈철 기자

국내 기업들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ADC 전문기업 인투셀과 ADC 신약 후보물질 'SBE303'의 후속 연구개발 및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넥틴-4(Nectin-4) 표적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는 독자적인 링커(Linker)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페이로드 기술을 확보하고, 오는 10월엔 세계 최대 암 학회인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ADC 후보물질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반 ADC 개발에 집중하며 차세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하나의 항체에 두 종류의 항암약물을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ADC'와 기존과 다른 새로운 항암약물을 적용한 '노블 페이로드 ADC' 개발 계획을 공개했으며, 주요 파이프라인인 'ABL206'과 'ABL209'는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동아에스티와 종근당,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이 ADC 신약 개발에 동참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ADC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 간 경쟁도 단순히 후보물질 확보를 넘어 링커와 페이로드, 이중항체 등 플랫폼 기술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