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제노동 관세', 의약품 제외…"K-바이오 영향 제한적"

트럼프, 24일부터 한국에 12.5% 관세 부과…의약품은 면제 대상
2028년 제네릭 100% 관세 예고…바이오시밀러 확대 여부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강제노동 문제를 명분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의약품 상당수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24일 제기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거나 관련 제도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60개 국가나 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통상 이익을 침해하는 외국의 불공정한 제도나 관행에 관세 등 보복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이번 관세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1분 이후 미국에 들어오거나 보세창고에서 반출되는 물품부터 적용된다.

한국은 다른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반영해 최종 관세율이 12.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별도 방식을 적용받는다.

다만 모든 수입품에 추가 관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미국 내 공급 부족이나 광범위한 공급망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원자재 또는 미국에서 충분히 생산하기 어려운 품목 등은 면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처럼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적용되는 품목과 의약품 상당수는 이번 301조 관세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하는 국내 주요 기업이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관세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의약품은 빠져 있어 국내 바이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일부 장비와 소모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오 전무는 "생산 장비나 일부 소모품이 관세 영향을 받아 비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바이오 업계 대표주자인 셀트리온이 미국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바이오 USA' 부스전시관에 참석한 모습 2019.6.5 ⓒ 뉴스1 최경환 기자

국내 업계의 관심사는 이번 301조 관세보다는 이와 별도로 예고된 '수입 제네릭 의약품 관세'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는 8월 1일부터 2년 동안 수입 제네릭 의약품에 무관세를 유지한 뒤 2028년 8월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100% 관세는 1년간 적용되며 2029년 8월부터는 200%로 높아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네릭 의약품의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특허의약품과 혁신 신약에 대한 기존 관세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국내 업계에 미칠 단기적인 영향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바이오팜 등 주요 기업들은 관세 리스크에 대응해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한 상태기 때문이다. 전통 제약사들의 경우 미국 제네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문제는 관세 범위가 제네릭에 그치지 않고 바이오시밀러와 개량신약, 원료의약품(API)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해당 품목들은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핵심 분야다.

특히 바이오시밀러가 제네릭 관세와 같은 기준을 적용받을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 내 생산기지를 갖추지 못한 중소 제약사와 원료의약품 기업은 대형사보다 관세 변화에 더 취약할 것으로 우려된다.

오 전무는 "제네릭 관세가 시행되기 전 트럼프 행정부가 적용 대상과 예외 조건을 담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바이오시밀러와 원료의약품이 포함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