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삼성바이오 노조…집행부 '잇속 챙기기' 논란 등 동력 저하

'노조 조직 형태 변경 안건' 가결
"책임 있는 타협점 모색해야"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의 모습. 2026.6.28 ⓒ 뉴스1

(서울=뉴스1) 문대현 김정은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향후 투쟁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리한 파업 강행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최근 불거진 집행부 권한 강화 논란 등이 겹치며 내부 동력이 크게 상실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진행한 규약 변경을 위한 조합원 투표의 투표율은 조합원 4005명 중 2479명 참가로 61.9%였다. 지난 3월 쟁의행위 찬반투표 당시 기록했던 투표율 95.4%(3678명 중 3508명 참가)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당초 노조는 '그룹 최초 과반 노조 달성'이라는 명분으로 최대 21% 기본급 인상과 3000만 원의 일시금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곧바로 쟁의행위 투표를 거쳐 5월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닷새간의 파업 이후 노조는 계속해서 '준법 투쟁'을 이어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노사 협의는 평행선이다. 여론은 그리 좋지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지, 선제적 수단이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삼성전자 노조의 발사대로 쓰였다"는 자조 섞인 불만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 사태는 회사의 사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 사업인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은 고객사와의 '신뢰'와 '안정적인 생산 능력'이 최우선시된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의 모습. 2026.5.6 ⓒ 뉴스1 이호윤 기자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경쟁사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는 고객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 경쟁력 약화 우려가 지속될 경우 회사가 노조와 협상에서 제공할 수 있는 협상 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집행부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삼성그룹 초기업 노조 탈퇴'를 추진하며 독자 행보에 나섰다. 해당 규약 개정안은 95%의 찬성으로 가결됐으나, 전체 투표율 자체가 62%로 저조해 '반쪽짜리 가결'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투표율 급감의 원인으로는 조합원들의 피로감과 더불어 이번 규약 변경안에 포함된 논란의 조항들이 꼽히고 있다. 변경된 규약에는 노조 집행부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집행부의 이익을 보장하는 내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파업 및 이어진 준법투쟁으로 인해 일반 조합원들은 임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변경된 규약에는 조합원의 감시 권한은 축소되고 위원장과 집행부의 권한을 오히려 더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사내외 비판이 적잖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CDMO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노사 갈등의 장기화는 결국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노조 집행부가 강경 투쟁의 기조를 거두고, 실질적인 처우 개선과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사측과 더욱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