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우승 후보는 아니지만 승점 쌓는 K-바이오
샌디에이고서 열린 바이오 USA 2026 취재기
"바이오텍, 투자와 자본 확보하는 것이 과제"
- 문대현 기자
(샌디에이고=뉴스1) 문대현 기자 = 요즘 대한민국은 월드컵 이야기로 뜨겁다. 화려한 멤버로 32강 이상을 노렸던 축구대표팀이 조별 예선을 1승2패로 마치면서 질타가 많다. 외형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승점이었던 셈이다.
이를 바이오산업에 대입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필자는 지난 22~2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 2026'을 현장 취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셀트리온(068270) 등 대형사의 활약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K-바이오가 주역은 아니었다.
K-바이오는 기술을 임상으로 연결하고, 투자와 자본을 확보하는 과제를 들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올해 행사의 최대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국내 주요 기업은 전시장 중앙 'AI 존' 주위에 부스를 차려 AI에 관심이 있는 빅파마와 자연스레 소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각각 최소 100건 이상의 미팅을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마련한 한국관(Korea Pavilion)에는 총 51개 국내 기업·기관이 참여했고, 29개 기업이 오픈 스테이지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대형사에 비해 주목도가 낮을 수밖에 없지만 고객사에 세세한 부분까지 맞춰주는 디테일에서 장점이 있다. 많은 글로벌 관계자가 관심을 보여주셨다"고 흡족해했다.
다만 냉정한 현실도 엿보였다. 현재 국내 바이오텍은 투자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결국 자본이 문제였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한국의 바이오텍은 틈새시장을 잘 찾지만 펀드 등 자본 유입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대표도 "재정이 부족한 게 한계"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바이오 USA에 참가한다고 곧바로 투자를 유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23일 열린 코리아나잇에서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관계자 약 1200명이 참가했으나, 글로벌 파트너링이나 투자 유치 대신 기존 국내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는 수준이었다고 털어놓은 참가자도 있었다.
그렇다고 바이오 USA의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악수한 사람이 내년 공동개발 계약 상대가 될 수도 있고, 투자자가 될 수도 있다.
K-바이오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기술을 임상으로 연결하고, 상업화로 이어갈 투자와 자본의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다. 눈앞의 미팅 건수나 참관객 수에 도취해선 안된다.
아직 더디지만, 차곡차곡 승점을 쌓고 있다. '기술 →임상→자본'의 과정에 집중해보자. 꾸준함이 이어지면 더 이상 월드컵에서 도전자가 아닌,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다.
eggod61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