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 '강 대 강' 대치…고소전 번지며 임단협 장기화

협상은 평행선…'업무방해 vs 노조탄압' 법적 충돌 격화
갈등 장기화, 신규 수주·신뢰도 악영향…주주 투자자 울상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의 모습. 2026.5.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사 갈등이 장기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올해 초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시작된 갈등이 전면파업과 준법투쟁을 거쳐 이제는 상호 고소·고발전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신뢰가 크게 훼손돼 당분간 교착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체계 개편, 인사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협상을 이어왔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 초기부터 양측의 요구 수준 차이가 컸고, 여러 차례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이 점차 확대됐다.

노조는 올해 들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확대,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반면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경영환경과 형평성을 고려한 협상안을 제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지난 4월 말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이후 노조는 5월 초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전면파업 종료 이후에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창사 이후 첫 대규모 파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도 집중됐다.

문제는 갈등이 단순한 임단협 분쟁을 넘어 법적 공방으로 확산했다는 점이다. 회사는 노조 관계자들을 업무방해와 정보 유출 등의 혐의로 고소했고, 노조 역시 부당노동행위와 노조 탄압 등을 주장하며 노동 당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협상 테이블 밖에서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노사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노사 관계는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논란으로 더욱 경색됐다. 일부 교섭 관련 내용 유출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비공개 협상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도 새로운 합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양측 모두 원칙론을 강조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정부도 중재에 나섰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중재 아래 노사정 3자 면담이 진행됐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자율교섭도 이어졌지만, 협상 진전은 제한적이었다.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노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6.5.4 ⓒ 뉴스1 구윤성 기자
신규 수주·신인도 부담 작용할 우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갈등 장기화에 따른 사업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 특성상 노사 갈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신규 수주와 신인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미 주주와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사 갈등이 길어질수록 생산 차질 가능성과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CDMO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문제가 경영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노사 모두 협상 의지는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양측은 공식적으로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며, 추가 협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다만 현재로선 어느 한쪽이 먼저 양보할 명분이 크지 않은 데다 법적 분쟁까지 병행되고 있어 단기간 내 극적인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임금 협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사 간 신뢰의 문제로 확대된 상태"라며 "실질적인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 일정 수준의 양보와 관계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