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술수출 13조…K-바이오에 쏠린 빅파마
아리바이오 7조·한미약품 1조9000억…조 단위 계약 잇단 성사
알테오젠·오스코텍·큐라클도 가세…기술수출 시장 회복 기대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13조 원 규모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며 역대급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조 단위 계약이 잇따르면서 침체됐던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체결한 주요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은 총 8건으로, 계약 규모가 공개된 7건의 누적 금액은 13조 원에 달했다.
상반기 최대 규모 계약은 아리바이오가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달 중국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7억 달러(약 7조 1895억원)다. 이는 올해 국내 바이오업계 기술수출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한미약품도 지난 1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GLP-2 기반 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상업화를 위한 총 12억 6000만 달러(1조 8973억 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계약금 7500만 달러와 최대 11억 8500만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별도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큐라클과 공동개발사 맵틱스는 미국 메멘토메디슨스와 망막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MT-103'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10억 7775만 달러(1조 5636억 원)다. 오스코텍 역시 미국 아지오스파마슈티컬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에 대한 6억 6500만 달러(1조 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알테오젠은 올해에만 2건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월 GSK 자회사 테사로와 ALT-B4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피하주사(SC) 제형 개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3월에는 바이오젠과 ALT-B4 기반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최대 5억 4900만 달러(8226억 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테사로 계약 규모는 2억 6500만 달러(4200억 원)다.
SK플라즈마도 지난 3월 튀르키예 기업 프로투루크와 총 6500만유로(1100억 원) 규모 혈장분획제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투루크는 튀르키예 적신월사와 혈장분획제제 생산 플랜트 구축을 위해 설립된 합작회사로, SK플라즈마는 현지 생산을 위한 제조 및 연구개발 기술을 이전하게 된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피알지에스앤텍이 미국 센티넬테라퓨틱스와 소아조로증 치료 후보물질 '프로제리닌'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경상기술료를 수령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술수출 흐름의 특징으로 플랫폼 기술과 후기 임상 자산에 대한 선호 강화를 꼽고 있다.
알테오젠의 ALT-B4와 같은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신약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약품의 소네페글루타이드와 오스코텍의 세비도플레닙 역시 상당 수준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자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과거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 중심이던 기술수출 시장이 플랫폼 기술과 후기 임상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계약 상대방이 글로벌 빅파마와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일라이 릴리, GSK, 바이오젠, 푸싱제약 등이 잇따라 국내 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기술수출 계약 규모가 실제 수익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계약 규모에는 향후 임상 성공과 허가, 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마일스톤이 포함돼 있어 실제 기업이 확보하는 수익은 개발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라이선싱 시장에서는 초기 후보물질보다 플랫폼 기술과 후기 임상 자산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단발성 기술이전보다 반복적으로 기술수출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해지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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