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딸 시집갔다"…오스코텍, 세비도플레닙을 떠나보낸 이유

美 아지오스에 최대 1조 규모 기술이전
"개발과 상업화 경험 모두 갖춘 회사에 주목"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세비도플레닙' 기술수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세비도플레닙을 시집보낸 기분입니다.

윤태영 오스코텍(039200)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열린 오스코텍 세비도플레닙 기술수출 설명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비도플레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오스코텍은 최근 미국 희귀질환 치료제 기업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스(Agios Pharmaceuticals, Inc.)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Cevidopleni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세비도플레닙은 SYK(비장 타이로신 카이네이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형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로, 오스코텍과 제노스코의 공동 연구로 발굴·개발된 물질이다.

오스코텍은 아지오스로부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2500만 달러(약 375억 원)를 받는다. 향후 세부 계약 내용에 따라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까지 포함하면 최대 총 6억 6500만 달러(약 1조 원)를 확보할 수 있다. 상업화 이후에는 추가로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윤 대표는 이날 계약 규모보다 파트너의 역량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세비도플레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과 상업화 경험을 모두 갖춘 회사가 필요했다"며 "아지오스는 희귀 혈액질환 분야에서 신약 개발부터 허가, 상업화까지 경험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아지오스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개발과 상업화에 주력하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기업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피루브산 카이네이즈(PK) 활성제인 미타피바트(mitapivat)가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뒀으며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인 IDHIFA와 TIBSOVO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희귀 혈액질환 치료제 개발과 상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비도플레닙 설명 자료. ⓒ 뉴스1 문대현 기자

아지오스는 앞으로 세비도플레닙의 글로벌 개발을 주도한다. 우선 면역혈소판감소증(ITP)을 대상으로 임상 3상에 착수할 계획이며, 이후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세비도플레닙은 B세포와 대식세포 등 여러 면역세포에 과발현돼 있는 SYK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자가항체에 의한 염증반응을 조기에 차단, 각종 자가면역질환 관련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2023년 완료한 ITP 임상 2상 시험 결과에서 안전성, 내약성, 효능 등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세비도플레닙은 지난 2014년 KDDF(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후보물질 발굴에서 시작해 ITP와 RA 환자를 대상으로 2건의 임상 2상 시험을 마쳤다. 202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ITP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현재 ITP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연구자 임상과 동시에 약물 제형 변경에 대한 생물학적 동등성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세비도플레닙을 단순한 단일 적응증 치료제가 아닌 '제품 안의 파이프라인(Pipeline in a Product)'으로 소개했다.

윤 대표는 "세비도플레닙은 하나의 질환에 국한되지 않는 플랫폼 성격의 자산"이라며 "향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오스코텍은 기술이전 이후에도 세비도플레닙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완료하고 ITP 적응증에 대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도 지속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코스닥협회에서 '세비도플레닙' 기술수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문대현 기자

다만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의 주도권은 아지오스가 맡는다. 오스코텍은 향후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를 확보하는 구조다. 회사는 2016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세비도플레닙 관련 수익의 25%를 관계사 제노스코에 배분한다.

이번 계약은 국산 신약 후보물질이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윤 대표는 "레거시 파이프라인을 모두 시집 보내거나, 약혼 보냈다. 앞으로 2~3년은 항 내성 항암제와 섬유화 치료제 연구개발에 전적으로 집중하겠다"며 "연구소 규모를 확장하고 파이프라인을 늘린 뒤 2030년까지는 새로운 모달리티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