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창업 단계부터 투자 유치 준비"…'옥석가리기' 본격화
문정바이오CEO포럼 '비상장 바이오기업' 생존 모색
"새 기전 이해, 작동 가능성 평가·투자·지원 절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바이오 투자 시장이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기업으로선 창업 초기 단계부터 신약 개발 플랫폼의 경쟁력과 원천 특허 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 가치 평가에서도 본질을 점검,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이태규 스케일업파트너스 대표는 27일 '문정바이오CEO(최고경영자)포럼'이 서울 송파구 한스바이오메드에서 '건전한 바이오 생태계 유지를 위한 비상장 바이오기업의 생존·경쟁력 확보·성장 전략 및 시스템 개선 방향'을 주제로 진행한 제7회 포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위기의 비상장 바이오, 생존을 넘어 성장으로'라는 제목 아래의 발표에서 "바이오산업은 2021년 거품이 형성된 뒤 빠르게 꺼졌으며 이제 휴지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임상2상, 임상3상에 자본이 몰렸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옥석 가리기'가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초기 단계 투자가 위촉됐고 후기 단계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초기에 있던 자금이 후기로 넘어갔다. 벤처캐피털(VC)이 대형화돼 초기 협상에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투자받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 플랫폼의 경쟁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목록)의 확장성·차별성, 임상 데이터, 매출 연결 가능성을 창업 단계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언제 뭘 어떻게 끌고 갈지 설명해야 하는데, 설명 가능한 기업만 투자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기업의 가치 역시 본질적인 측면으로 평가받게 됐다며 "비임상·임상 데이터를 만들 때부터 원가 경쟁력, 수익성 같은 기본이 돼 있어야 한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본질을 평가받을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화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 중인 하플사이언스의 최학배 대표는 발표에서 시장 등을 향해 "혁신 신약을 평가한다면 검증 과정에 '질병 해결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글로벌 신약 창출을 목표로 삼으면서, 혁신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정부는 국가 R&D(연구개발) 자산의 매몰 방지와 회수 극대화를 위해 (비용 등)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R&D 자산이 국가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키워줘야 한다. 비임상부터 임상2상 PoC(개념 증명)까지 연속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고민해달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 정책자금을 가치상승 연결형 민간투자 자본으로 설계하는 안 △자본 잠식·누적 결손 기업의 기술 가치 평가를 통한 예외 적용 △혁신 신약 별도 평가 트랙 등 신설 △국가기관의 글로벌 사업 개발 플랫폼화 △M&A(인수합병) 병행 회수 구조로의 전환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지원을 넘어 큰 (혁신 신약) 시장을 여는 자산을 보는 눈을 제도 안에 심어야 한다"며 "새로운 질병 기전을 이해하고 인간 질환에서의 작동 가능성을 평가해 임상 PoC,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으로 연결하는 평가·투자·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문정바이오CEO포럼은 서울 송파 문정동 일대 바이오 기업 CEO가 정기적으로 모여 정보 교류와 협업을 모색하는 민간네트워킹 모임이자 비영리 단체로 기능하고 있다. 2023년 9월 제1회 포럼을 시작한 뒤 산업 어젠다 논의 등을 이어왔다.
행사에는 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과 초대 회장인 이병건 플래그십파이오니어링 특별고문,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또 김영옥 K-바이오전략연구원장, 이태규 대표, 최학배 하플사이언스 대표,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 등이 참여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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