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SO에 '국가정상화' 칼끝…제약 유통질서 재편 신호탄
불법 판촉영업 근절 과제 포함…리베이트 구조 손질
업계 "CSO 자체는 합법…과도한 수수료·재위탁 구조는 문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부가 최근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1차 과제에 의약품 판촉영업자(CSO)와 리베이트 문제를 포함하면서 제약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단순 불법 리베이트 단속을 넘어 의약품 유통·영업 구조 전반을 손보려는 정책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최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발굴한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1차 과제 164개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불법적 의약품 판촉영업자(CSO) 근절'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약사 리베이트 근절' 과제가 나란히 포함됐다. 정부는 이를 5대 분야 중 '법망을 피하는 편법행위' 범주에 배치했다.
특히 복지부 과제에는 △의약품 판촉영업의 양성화·투명화를 위한 제도 보완 △CSO 실태조사 △이익수수 의료인 처벌규정 마련 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이익수수 의료인 처벌규정' 항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과제가 현실화될 경우 CSO를 통한 리베이트 수수 의료인에 대한 직접 처벌 근거가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의사가 CSO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은 경우에도 수사 과정에서 CSO와 제약사 간 공범 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헬스케어그룹의 안효준 변호사는 "현행 약사법과 의료기기법은 CSO의 경제적 이익 제공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의료법에는 관련 처벌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과제를 통해 의료법에도 동일한 개정이 이뤄질 경우 CSO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에 대한 직접 처벌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제네릭 의약품 중심 시장 구조 역시 CSO·리베이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동일 성분 의약품이 난립한 상황에서 제품 차별화가 쉽지 않다 보니 영업 경쟁이 과열되고 이 과정에서 불법·편법 영업 유인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예전부터 제네릭 난립과 일부 불투명 영업 구조 문제를 산업 구조 개선 필요성과 연결해 바라봐 왔다"며 "리베이트를 비롯한 산업계 일부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가 결국 규제 강화나 약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CSO의 과도한 수수료 구조와 다단계 재위탁 구조가 시장 혼탁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가 CSO에 영업을 맡긴 뒤 해당 CSO가 다시 다른 업체에 재위탁을 주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관리 책임이 불명확해진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CSO 수수료율이 40% 안팎까지 형성돼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도한 수수료 구조가 리베이트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키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CSO 자체는 위탁 영업 구조인 만큼 불법은 아니다"라며 "문제는 일부 업체의 리베이트 영업 행태"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는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과도한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율 상한제 등은 영업의 자유나 공정거래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안 변호사는 "현행법에서는 CSO 영업신고와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 정도를 규정하고 있을 뿐 정상적인 영업과 불법 리베이트를 구분하는 구체적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제도화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기준이 마련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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