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 남녀 모두의 위협…성경험 전 백신 접종 가장 효과적"

이달 6일부터 만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HPV NIP 대상 확대
청소년 성관계 평균 시작 연령 13.6세…11~12세 접종 최적기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0일 오후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HPV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여성만의 질환이 아닌 남녀 모두의 위협입니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일 오후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HPV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기자간담회에서 "HPV 감염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에 접종하는 게 최적의 효과를 나타낸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6일부터 만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확대된 데 따른 의미와 필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간 여성 청소년 중심으로 운영되던 HPV NIP가 남성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HPV 예방 정책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HPV NIP 확대 대상자는 만 12세 남자 청소년이다. 2026년 기준 초등학교 6학년인 2014년 출생자라면 태어난 달과 상관없이 바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국제인유두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발생 암의 약 5%는 HPV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V는 대부분 자연 소멸하지만 지속 감염되거나 바이러스가 몸에 남는 경우 자궁경부암·질암·항문암·외음부암·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한다.

국내 감염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질병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HPV 신고 건수는 2020년 1만945건에서 2024년 1만4534건으로 약 32.8% 증가했다. 특히 남성 신고 건수는 같은 기간 117건에서 214건으로 82.9% 급증했다. 또 국내 남성 4만40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전체의 59%에서 HPV DNA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HPV 백신은 흔히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에서도 구인두암과 생식기 사마귀 등 다양한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며 "남성 역시 HPV 감염과 전파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 지난해 국내 남성 환자 수는 4만8017명으로 여성 환자(9600명)의 약 5배 수준이었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 전무

현재 국가예방접종으로 시행되는 4가 HPV 백신은 9~14세 연령에서 2회 접종이 권고된다. 전문가들은 면역 반응이 활발하고 성 경험 이전인 11~12세를 최적 접종 시기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점차 청소년들의 성관계 평균 시작 연령이 낮아지고 있어 현재 13.6세로 나타나고 있다"며 "성관계 평균 시작 연령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서 9~14세 접종 시 성인보다 면역원성이 더 높기 때문에 접종의 이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에서도 9~13세 사이 2회 접종군은 16~26세 3회 접종군과 비교해 HPV 16·18형에 대해 비열등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다만 국내 2011년생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접종률은 0.2%에 그치고 있다.

조재용 한국 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HPV는 남녀 모두 감염되고 관련 질환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임에도 그동안 남성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경향이 있었다"며 "남성 청소년 접종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