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개발 과정서부터 환자 치료 결과 만들어내…성과 기대
美 AACR서 통합형 개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흐름 발견
HLB 베리스모·알지노믹스 등 K바이오 기업도 기술력 과시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최신 암 연구와 신약 개발은 단순 개발을 넘어 환자 중심의 실제 임상 치료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고도화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는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된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 2026(AACR 2026)'를 살펴본 국가신약개발재단의 진단이다.
재단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AACR 2026은 암 연구와 신약 개발이 단일 타깃(질병 기전)·단일 모달리티(기술유형)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 정의, 데이터 통합, 기술 융합, 임상 결과를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형 개발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7~22일 전 세계 140여 개국의 연구자와 바이오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 AACR 2026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힌다. 항암 연구와 신약 개발의 방향성과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전 세계 핵심 무대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에서는 △환자 특성에 따른 치료를 더 정교하게 보완하는 정밀의학 △치료 효과는 유지하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저용량 치료 전략과 종양 주변 환경(TME) 극복 △인공지능(AI)과 공간 생물학을 활용한 분석과 치료 적용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재단은 "정밀의학의 핵심은 더 이상 어떤 타깃을 공략할 것인가에 머물지 않았다. 동일 타깃의 환자라도 잔존 질환 여부 등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임상 실패를 해당 타깃이 실제 작동할 환자군을 충분히 정의하지 못한 문제로 재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재단은 또 "파트너십은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접근성과 AI 활용 능력의 문제로 전환됐다"면서 "AI는 자율적 가설 생성과 약물 설계 주체로 진화했다. 향후 경쟁력은 개별 기술보다 데이터, 기술, 임상을 연결하는 등의 협력 구조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프로젝트)은 특정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다각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암세포만 정확하게 타격하는 '유도 미사일'과 같다고 평가받는 ADC(항체-약물 접합체)가 주를 이뤘으나 그 외 다양한 모달리티도 주목받았다.
재단은 "ADC는 페이로드(암세포를 사멸시키기 위해 탑재하는 약물)와 타깃 최적화를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동시에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방사선 리간드 치료(RLT) 역시 표적 치료의 확장된 형태로 눈에 띄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면역항암 분야에서는 기존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개인 맞춤형 면역항암) 치료를 넘어 종양 침윤 림프구(TIL·환자 종양에 침투해 암세포와 싸우고 있는 면역세포를 이용한 개인 맞춤 치료) 등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멀티 모달리티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170개 이상의 신규 항암 신약후보물질 등이 제시됐다. 재단은 면역항암 연구가 새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항암제' 처방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치료 효과를 유지하며 부작용은 줄일 방법까지 연구하는 전략으로 고도화됐다는 의미다.
특히 재단은 "암 연구와 신약 개발이 단일 타깃·단일 모달리티 중심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 정의, 임상 결과 등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형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기술은 정밀의학의 범위를 잔존 질환, 치료 내성까지 포함하는 동적인 체계로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해 최신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알지노믹스와 HLB이노베이션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구두 발표의 기회를 얻었다. 제출된 연구 가운데 일부만 선정되는 만큼 데이터 완성도와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는 고형암 CAR-T 치료 후보물질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들의 발표에서는 이 후보물질이 혈액암 마우스 모델에서 기존 CAR-T 치료제와 비교해 우수한 항종양 활성과 개선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낸 점이 강조됐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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