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에 1500억 손실 추산…항암제·HIV치료제 생산 차질"

노조, 임금 14% 인상 요구 …5일까지 '1차 총파업'
사측 "하루빨리 일터의 평온 되찾을 것"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노동조합 전면 파업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파업으로 인해 1500억 원 수준의 손실이 추산된다며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일 낸 입장문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해 회사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피해 예방과 기업환경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011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

노조는 앞서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임금 6.2% 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총 13번 교섭하고, 두 차례 대표이사 미팅을 진행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회사의 지급 여력 및 향후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노조의 제안을) 수용하기 어려워 교섭에 난항을 겪었다"며 "특히 기업의 인사권 및 경영권과 직결된 요구사항은 회사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였기에 협상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유무형의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당초 예고 시점보다 이른 4월 28일부터 자재 소분 부서의 선제적 파업이 발생했고,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가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원부자재 공급이 난항을 겪으면서 모든 제품의 정상 생산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사측은 또 "긴급히 가용 인력을 활용한 비상 대응에 적극 나섰음에도 일부 배치의 생산을 불가피하게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에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환자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제품도 있었다"며 "이에 따라 약 1500억 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찾고,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예정된 대화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하루빨리 일터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생산 차질 감수한 파업 방식에 제동…노조 동력 줄 듯

앞서 법원은 노조의 전면 파업에 일부 제동을 건 바 있다.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기업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를 상대로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노조가 쟁의 행위 기간 중 조합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이나 부패 방지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해악을 고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직원이 위 작업에 종사하는 걸 방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중단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 작업은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작업이다.

이번 결정은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이 규정한 '원료 또는 제품의 변질·부패 방지를 위한 작업'의 적용 가능성을 바이오산업에서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원료나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바이오의약품은 글로벌 공급망과 환자의 생명권에 직결되는 산업이다. 생산 차질은 단순한 기업 손실을 넘어 국가 바이오산업의 대외 신뢰도와 환자 투약 일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법원이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인정한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쟁의 활동 범위가 법적으로 제한되면서, 쟁의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배양이나 정제 등 공정의 경우에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회사는 인용되지 않은 공정에 대해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의 특수성과 품질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파업이 길어지면 글로벌 고객사와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 발생과 신뢰 훼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