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첫 외부 수장에 갈등 봉합 수순…소송 등 불씨는 남아

한미약품, '투자자 출신' 황상연 체제 출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라데팡스 대표 진입

3월 31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왼쪽)와 황상연 한미약품 신임 대표가 취재진과 마주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동안 업계의 이목이 쏠렸던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한미약품(128940)의 경우 창사 53년 만에 첫 외부 수장을 맞이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사진의 경우 신 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가까운 인사들이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이 협력과 견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와 11시 서울 송파구 그룹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잇따라 열었다.

최대 이슈는 한미약품 대표이사 선임이었다. 최근 신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며 긴장이 고조됐다.

고위 임원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후 이를 비호한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과 박 대표 사이에서 경영권 갈등이 벌어졌다. 이후 박 대표의 임기 종료와 맞물려 황상연 HB인베스트먼트 PE부문 대표가 새로운 한미약품의 대표로 내정됐다. 이때 신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신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출구 전략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황 대표가 한미약품의 수장이 되기 위해선 주총과 이사회 문턱을 넘어야 했다. 황 대표의 부상은 기존 경영진과 대주주 사이의 의견 차이와 긴장 관계와 맞물려 있어 이번 주총에서 최대주주와 경영진 간 표 대결이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는데, 큰 잡음 없이 안건이 통과됐다.

3월 31일 한미약품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 2026.3.31 ⓒ 뉴스1 문대현 기자
경영권 분쟁 일단락…"고객, 직원, 주주가치 높일 것"

박재현 전 대표가 물러나고 황 대표가 큰 잡음 없이 선임되면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상황이 완전히 종료됐다고는 볼 수는 없다. 신 회장은 기술이전 계약서 검토 요구를 둘러싼 논의부터 한미약품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원료 교체 문제 등 여러 사안에서 박 전 대표와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반면 송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을 강조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송 회장 측에서 신 회장이 한미약품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이 주주 간 계약 위반이라며 6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해 양측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진입한 점 역시 경영권 구도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9.81%를 보유해 그룹 경영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된 것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경영 이념인 인간 존중과 가치창조를 살려 외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황 대표는 "나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있는 것을 아는데, 고객, 직원, 주주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충실히 경영하면 문제없을 것"이라며 "(지주사와) 수시로 상의하고 독립 경영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일반적인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관계에 맞게 협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이사 선임으로 한미약품 이사회(10인)는 △황상연·임종훈·최인영·김나영 4인의 사내이사와 △한태준·김태윤·이영구·채이배 등 4인의 사외이사 △신동국·김재교 등 2인의 기타비상무이사 등으로 구성됐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