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의지 문제라고?…다이어트 공식 뒤집은 '기적의 약'[약전약후]

위고비, 당초 당뇨 치료제에서 시작해 비만치료제로 개발
주 1회 주사로 편의성 높여…임상 결과 평균 15% 감량

2024.10.15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비만 치료는 오랫동안 의지의 문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주 1회 주사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이른바 '기적의 약물'이 등장하면서 인류의 숙원인 다이어트에 새로운 해법이 제시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를 이끈 대표적인 약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다. 이 약의 출발점은 당뇨병 치료였다.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을 기반으로 혈당 조절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GLP-1은 음식 섭취 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고 동시에 포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다만 체내에서 빠르게 분해돼 작용 시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제약사들은 GLP-1의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는 물질 개발에 나섰고 그 결과 세마글루티드가 탄생했다. 분해 속도를 늦춰 체내에서 더 오래 작용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임상시험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확인됐다. 혈당 조절뿐 아니라 체중이 함께 감소한 것이다. GLP-1 계열 약물은 위 배출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높이는 동시에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해 음식 섭취 자체를 줄인다.

식사량을 억제하는 수준을 넘어 음식에 대한 갈망 자체를 낮추는 식이다. 실제 STEP 5 임상의 사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2.4㎎을 2년(104주)간 투여한 환자군에서 음식 갈망 통제력이 대조군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보는 개발 방향을 당뇨에서 비만 치료로 확장했다. 글로벌 3상에서는 위고비 2.4mg을 68주간 투여한 환자군에서 평균 체중이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20%에 가까운 감량 효과도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19일(현지시간) 위고비의 7.2㎎ 고용량 버전 '위고비 H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3상 임상 결과 해당 고용량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평균 20.7%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위고비는 비만 치료 접근 자체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1회 투여로 치료 편의성을 높인 데다 체중 조절이 단순한 생활 습관 개선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점을 부각했다는 설명이다.

위고비는 비만을 넘어 대사질환 영역으로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FDA는 2024년 3월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 예방 목적으로 추가 승인했으며, 지난해에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 적응증도 추가 승인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