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한미 대표, 대주주 경영간섭 직격…"직 걸고 '임성기 정신' 지킬 것"
임직원 100여명과 타운홀 미팅 진행…"마주했던 상황 공유"
연임 여부 개의치 않아…"대주주, 아무런 잘못 없다고 생각"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박재현 한미약품(128940) 대표이사가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대주주의 경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4일 한미약품을 비리 조직으로 매도하는 대주주에 맞서 회사의 명예와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을 지키기 위해 대표 직을 걸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고위 임원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진 후 이를 비호한 것으로 알려진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 사이에서 경영권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먼저 대주주 측이 자신을 '연임이나 청탁하러 온 사람'으로 운운하며 모욕한 것에 대해 "한 인간으로서 정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녹취가 있었던 당일 대주주를 만난 목적은 결코 연임을 부탁하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했다.
설명에 따르면 앞서 약 40분간 진행된 대화에서 박 대표는 대주주의 부당한 경영간섭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그는 한미 구성원 전체를 비리 조직으로 취급하는 언사에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반박하는 맥락 속에서 연임 이야기가 나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의 연임 여부에는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33년이라는 자신의 인생 대부분을 보낸 한미약품이 결코 비리를 일삼는 조직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주주가 성추행 임원을 비호하는 망언으로 직원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자기 이익을 위한 부당한 경영간섭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여전히 아무런 잘못을 저지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대주주에게 공개적인 질문으로 답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조사 사실을 미리 누설한 이유를 물었다. 그러면서 "녹취 대화가 있었던 9일 정말 초분이 종결된 것이 맞느냐"면서 "최종 처분을 녹취 이후인 13일에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대주주 본인 자신을 대통령으로 지칭하면서 '박 대표를 패싱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보고 듣고 하는 게 왜 잘못된 것이냐.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냐'는 말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 대주주의 말과 배치된다"고 물었다.
이어 "(주력 품목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으로 바꾸면 정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가"라면서 "이미 로수젯 복용과 처방을 지속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철학인 '품질 경영'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한미약품그룹이 혁신과 도전, 창조를 통해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 가치는 혼자서 지킬 수도, 지켜지지도 않는다"면서 "임직원과 고객,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함께 지켜내야만 하는 우리의 헌법과도 같은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인 임기까지 이 정신을 보존하고 지키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면서 "경영진과 대주주 간의 일이라 직원 대다수는 깊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6개월 후, 길게는 1년 후에 한 명, 한 명 각자의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뜻을 같이해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한미 구성원이라면 이 회사를 지금껏 지탱할 수 있게 해 준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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