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비만 정복 'H.O.P' 전방위 가동…"치료·관리 전주기 공략"

한국형 맞춤 에페글레나타이드, 하반기 상용화 기대
차세대 다중작용제·디지털 기반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한미약품 연구원들이 연구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한미약품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역량 등에 기반을 두고 비만 치료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H.O.P' (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전방위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한국인 체형에 최적화된 GLP-1 제제부터 체중 감량의 난제로 꼽히는 근 손실 문제를 해결할 신약, 디지털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비만 시장에서 활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인 맞춤형'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초읽기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의 선두 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관련해 국내 임상 3상 종료에 따른 톱 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품목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주 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약 대조군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한국인 비만 환자에게 최적화된 용량 설정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출시된 글로벌 빅파마들의 GLP-1 제제들이 구토, 오심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있었던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러한 이상 사례 발생률을 낮췄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안정적인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업계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될 시 기존 비만 치료제를 대체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H.O.P'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한미약품 제공)/뉴스1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 글로벌 임상 순항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시장 등을 타깃으로 한다면 차세대 비만 치료제 'HM15275'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파이프라인이다. HM15275는 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lucagon) 등 세 가지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 작용제다.

이 약물은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을 돕는 GLP-1, GIP에 더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글루카곤의 작용을 결합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한미약품은 HM15275가 위 절제 수술을 능가하는 2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등 글로벌 무대에서 임상 2상을 목표로 연구되고 있다.

임상 성공 시 HM15275는 현재 상용화된 비만 치료제들의 체중 감량 한계를 뛰어넘는 수치로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 모습.(한미약품 제공)/뉴스1
'근육 지키고 지방만 태운다' 신개념 주사제·디지털 융합

한미약품은 체중 감량을 넘어 비만 치료의 질적 변화를 이끌 신약 후보물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신개념 비만 치료제 'HM17321'이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량도 함께 감소해 기초대사량 저하와 요요 현상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HM17321은 근육 붕괴를 억제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CRF2 수용체를 타깃으로 한다. 체중을 줄이면서도 근육량을 보존하거나 증가시키는 기전이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하는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구용 약물로는 'HM101460'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경구용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G-단백 편향 활성 기전을 통해 기존 주사제 대비 높은 효능과 안정성을 목표로 한다. 유럽당뇨학회(EASD)에서 전임상 결과를 처음 발표하면서 개발 가능성을 소개했다.

한미약품은 약물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유지하기 위한 디지털 솔루션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협력해 환자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약물 복용 순응도를 높이는 디지털 융합 의약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비만 치료 후 흔히 발생하는 요요 현상을 방지하고, 만성질환으로서 비만을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H.O.P 프로젝트는 비만 약물을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인 맞춤형 제제부터 근 손실 방지, 디지털 융합까지 시장의 수요를 세분화해 진행되고 있다"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인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이를 통해 확보된 현금에 기반을 두고 후속 신약개발을 가속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