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로 뻗는 5분 투약 '엔허투SC'…알테오젠, 수익 다각화 청신호
다이이찌산쿄, 스페인·대만 등 연구 의료기관 10곳 추가
차세대 '블록버스터' 개발 순항 기술료 수령·상업화 기대감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제약사 다이이찌산쿄가 전 세계 유방암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바꾼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확대했다. 엔허투 SC 제형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핵심 기술을 제공한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196170)의 기술료·로열티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최근 엔허투 SC 임상 1상시험 진행을 위해 유럽과 아시아에서 의료기관을 추가로 등록했다.
이번 임상 확대 조치에 따라 엔허투 SC의 글로벌 연구는 총 23개 주요 의료기관에서 진행된다. 유럽에서 새롭게 임상 연구를 시작하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기관을 확대했다.
다이이찌산쿄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에 위치한 의료기관 3곳을 신규 연구 거점으로 등록했다. 아시아권에서는 기존 국내와 일본에서 각각 2곳, 1곳 추가됐다. 1곳에서 진행되던 대만 임상은 타이중, 타이난, 타이베이에 있는 의료기관 3곳이 추가 등록됐다.
임상 의료기관 확대는 엔허투 SC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인종 간 데이터 확보와 규제 기관 승인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기존 국내와 미국, 일본에 집중됐던 임상이 유럽과 중화권으로 뻗어나가며 글로벌 임상 수준의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졌다.
각 의료기관에서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모집해 엔허투 SC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되는 HER2 수용체를 타깃 하는 항체 '트라스투주맙'에 강력한 암세포 사멸 효과를 지닌 약물 '데룩스테칸'을 결합한 ADC다. 암세포를 정밀 타격해 '항암 유도미사일'로 불리며, 기존 항암제 대비 월등한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기준 엔허투 연간 글로벌 매출은 37억 5000만 달러(약 5조 4000억 원)이다. 2030년에는 연 매출이 152억 달러(약 20조 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정맥주사(IV) 방식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해 약 90분 이상 투여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다이이찌산쿄가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하이브로자임'을 적용해 개발 중인 SC 제형은 이러한 투약 시간을 5분 내외로 단축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병원 체류 시간을 줄여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알테오젠은 독자 개발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ALT-B4' 기술을 다이이찌산쿄에 독점적으로 기술이전했다. 하이브로자임은 피부 아래의 히알루론산층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대용량의 항체 의약품이 피하로 급속히 흡수될 수 있도록 돕는다. IV를 SC로 전환하는 주요 기술로 꼽힌다.
업계는 이번 임상기관 확대가 알테오젠의 수익 구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알테오젠은 다이이찌산쿄와의 계약에 따라 임상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과 상업화 이후 순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임상시험기관이 늘어난다는 것은 환자모집 속도가 빨라지고, 이를 통해 임상 종료, 품목 허가 신청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허투와 같은 블록버스터 약물은 SC 제형으로 전환될 경우 시장 침투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진다.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성분명 펨브롤리주맙·SC)가 상용화된 상황에서 엔허투 SC의 임상 확대는 알테오젠의 '현금창출원' 다각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다이이찌산쿄가 스페인과 대만 등 신규 국가를 추가하며 임상에 속도를 내는 것은 SC 제형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내부적인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기술이전 된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마일스톤 유입과 향후 로열티 수익 실현이 더욱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