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침·가래 천연물 신약 '시네츄라'[약전약후]
'오리지널 이긴 오리지널'…안국약품 전화위복 방정식
국내 넘어 베트남·중남미 진출…글로벌 진해거담제 도약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환절기나 겨울철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인한 기침과 가래는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이 호흡기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10년 넘게 처방액 상위권을 지키며 '국민 시럽'으로 자리 잡은 약물이 있다. 안국약품의 천연물 신약 '시네츄라'다. 시네츄라는 독일에서 도입한 품목의 판권을 돌려주는 위기 속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해 오히려 기존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성과를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시네츄라의 탄생은 역설적이게도 안국약품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 안국약품의 매출을 견인한 제품은 독일에서 도입한 진해거담제 '푸로스판'이었다. 그러나 2011년쯤 라이선스 계약 만료가 예고되고, 안국약품은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간판 품목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대개 제약사가 판권 연장에 매달리거나 급하게 복제약(제네릭)을 출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안국약품은 독자 개발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3년여의 연구개발(R&D) 기간과 약 1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천연물 신약 제5호로 허가받은 '시네츄라시럽'이다.
시네츄라는 아이비엽 추출물에 동양의 약재인 황련 추출물을 3대 1의 비율로 배합한 복합제다. 아이비엽의 가래 배출(거담) 효과와 황련의 항염·항균 효과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전략이 적중했다. 출시 첫해부터 블록버스터 약물 기준인 매출 100억 원을 가뿐히 넘기면서 푸로스판의 빈자리를 완벽히 대체하는 성공 신화를 썼다.
시네츄라가 타깃으로 하는 주요 질환은 '급성 상기도 감염'과 '만성 염증성 기관지염'이다. 흔히 감기로 불리는 상기도 감염이나 기관지염에 걸리면 우리 몸은 방어 기제로 기침을 하고 가래를 생성한다.
기침은 외부에서 들어온 이물질이나 기도 내 분비물을 제거하기 위한 신체 반응이다. 하지만 과도한 기침은 흉통, 두통, 수면 장애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늑골 골절이나 요실금까지 초래할 수 있어 적절한 제어가 필요하다.
가래 역시 기도를 보호하는 점액이지만, 염증으로 인해 양이 늘어나고 점도가 높아지면 기도를 막아 호흡 곤란을 일으키고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되어 폐렴 등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네츄라는 이 두 가지 증상을 동시에 잡는 이중작용 기전을 갖췄다. 주성분인 아이비엽의 '헤데라코사이드 C' 성분은 기관지 근육의 경련을 완화하고 점액을 묽게 만들어 배출을 돕는다. 여기에 더해진 황련의 '베르베린' 성분은 강력한 항염증·항균 작용을 한다.
연구 결과 시네츄라는 급성 상기도 감염과 만성 기관지염 환자에게서 기존 아이비엽 단일제보다 우수한 기침 억제·가래 배출 효과를 입증했다.
염증 매개 물질을 억제하는 황련의 기전 덕분에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기관지 염증 자체를 가라앉히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최근 의료계의 트렌드와도 부합하며 처방 확대의 주요 근거가 됐다.
출시된 후 10년이 넘은 시네츄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허 만료 이후 수십 개의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경쟁사들은 저렴한 약가를 무기로 처방 현장을 공략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오리지널의 품격과 제형 다변화로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시네츄라는 연간 300억 원 이상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안국약품 전체 매출의 약 15~2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 효자 노릇을 넘어 회사가 다른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국약품은 기존 시럽 병 형태 외에도 휴대와 복용이 간편한 스틱형 파우치 제품을 내놓으며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소아 환자부터 노인 환자까지 폭넓은 연령층에서 안전성 데이터를 장기간 축적해 온 점은 제네릭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진입 장벽이 됐다.
이제 시네츄라의 시선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베트남은 높은 흡연율과 오토바이 이용으로 인한 대기 오염 등으로 호흡기 질환 환자가 많아 진해거담제 수요가 폭발적인 시장이다.
이미 2016년 베트남에서의 허가를 획득하고 수출을 진행 중이다. 중남미와 중동 지역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식물 유래 성분을 선호하는 글로벌 트렌드는 시네츄라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시네츄라는 위기를 기술력으로 극복한 안국약품의 DNA가 담긴 제품이다. 안국약품은 검증된 임상 데이터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호흡기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제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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