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빅파마 M&A 확대 전망…대사질환·신경과학 분야 집중
빅파마, 5년 뒤 430조원 특허 공백 대비
인수합병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전략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올해 하반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인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인수합병(M&A) 시장이 내년에도 활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약가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주요 제약사들이 특허 만료에 대비해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미 의약전문지 피어스 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L.E.K. 컨설팅은 2030년까지 특허 만료로 인한 글로벌 빅파마들의 매출 손실이 총 3000억 달러(약 4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들의 외부 기술 확보와 M&A가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글로벌 M&A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된 분위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압박과 의약품 관세 도입 가능성 등 규제 리스크가 부각된 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고위직 인사 이탈이 잇따르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 분위기가 반전됐다.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자 빅파마들은 다시 인수 논의에 나서기 시작했다. 실제 2025년 한 해 동안 규모 기준 상위 10대 M&A 중 8건이 하반기에 성사됐고, 이 중 6건은 4분기에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존슨앤드존슨(J&J)의 인트라셀룰러 테라퓨틱스 인수(146억 달러) △노바티스의 애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 인수(120억 달러) △화이자의 멧세라(최대 100억 달러) 등이 꼽힌다. 모두 신경과학, 대사질환, 항비만 치료 등 특정 치료 영역에 맞춘 전략적 인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 회복도 거래 재개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본다. 미국 바이오 업종 주가지수(XBI)는 올해 초 저점을 기록한 이후 연말까지 약 90% 상승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줄어든 덕에 협상 환경이 개선되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도 글로벌 M&A 시장의 훈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했거나 특정 질환에 특화된 중소 바이오 기업들이 주요 인수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희귀질환, 신경과학, 대사질환, 항암 분야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치료 영역도 점차 다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이 집중됐던 항암 분야 외에도 최근에는 신경계 질환,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GLP-1 계열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을 둘러싼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기업 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기업들도 주요 인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약 후보 발굴과 임상 성공 가능성 예측, 상업화 전략 고도화 등에서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기술 기반 바이오벤처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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