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임상 넘어 처방"…美서 '렉라자 병용요법' 기대감 커진 까닭

투여 방식 장벽 낮아지며 처방 현실성 높아져…상업화 조건 개선
"처방 확산 가로막던 요인 상당 부분 해소…내년 美 매출 가시화"

렉라자 이미지 /제공 = 유한양행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유한양행(000100)이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둘러싼 기대감이 최근 미국 시장에서 다시 커지고 있다. 임상 성과 자체는 이미 알려졌던 사안이지만, 이를 활용한 병용요법이 실제 치료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조건들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어서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 제형인 '아미반타맙 앤 히알루로니다제'를 기존 정맥주사(IV) 제형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서 아미반타맙 기반 치료의 투약 방식 선택지가 확대됐다.

렉라자는 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임상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왔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임상 결과와 실제 처방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현실적 장벽을 넘어야 했다. FDA 승인과 가이드라인 반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쓰이기 쉬운 치료'인지가 처방 확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마리포사(MARIPOSA) 3상 임상을 통해 기존 표준치료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 개선 효과를 보이며 의학적 근거를 확보했다. 이 같은 결과는 국제 학술지를 통해 공개됐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NCCN 비소세포폐암 치료지침 업데이트를 다룬 전문매체들에서도 병용요법이 주요 선택지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다만, 정맥주사(IV) 방식 중심의 치료 구조는 실제 처방 확대 과정에서 현실적인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이번 피하주사 제형 승인은 이런 구조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피하주사는 투여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외래 진료 환경에서도 적용이 용이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가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선택되기 쉬운 조건으로 한 단계 이동했다고 보고 있다. 단순한 '승인'이 아니라, 병용요법이 처방 현실에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통상 미국 시장에서는 보험과 치료지침, 병원 운영 환경이 동시에 작용한다. FDA 승인과 치료지침 반영은 보험사와의 논의에서 핵심 근거로 활용되고, 여기에 투여 편의성까지 개선되면 병원과 보험사 모두에게 부담이 덜한 치료 옵션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렉라자 병용요법은 임상 데이터, 가이드라인 반영, 투여 방식 개선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맞물린 상황이다.

렉라자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는 주체는 얀센이지만, 유한양행은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미국 매출 증가에 따른 로열티와 단계별 마일스톤을 받는 구조다. 병용요법이 미국 현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느냐가 곧 유한양행 실적의 가시성과 연결된다. 이에 기존 렉라자에 대한 기대가 임상 성공에 머물러 있었다면, 최근에는 상업화 쪽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렉라자는 임상과 가이드라인 측면에서 이미 입지를 확보한 상태"라며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 제형 승인으로 투여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처방 확산을 가로막던 구조적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감안할 때 2026년을 전후로 미국 시장에서 렉라자 관련 매출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