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 '새 조타수' 신유열…CDMO 경쟁 등 본격 경영 시험대

오너 3세 신유열 부사장, 제임스 박과 각자대표로
수주 경쟁력 제고 주목…실적 개선 증명해야

신유열 신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롯데바이오로직스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조타기를 잡았다. 롯데그룹에 합류한 지 5년 만에 그룹이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여기는 바이오 사업 경영 전반에 나선 것.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신 부사장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6년생인 신 부사장은 오너 3세다. 그는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 등에서 근무한 후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후계 수업을 시작했다.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에서 2022년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를 거쳐 그해 12월 기초소재사업 상무로 승진했다.

2023년 글로벌·신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에 오르면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 중책을 맡았다.

2024년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에 처음 등재됐다.

신동빈 회장이 구상하는 그룹의 4개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 사업에 신 부사장이 투입되면서 본격적인 후계자 과정을 밟는다는 시각이 컸다. 이후 2년도 안 돼 바이오 사업의 조타수이자, 선장 자리에 올랐다.

그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바이오 USA, 바이오 재팬 등 굵직한 행사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은 신 부사장은 앞으로도 비슷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전보다 직책의 책임과 무게가 달라졌기에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주 경쟁력 확보와 재무적 성과를 내야 하는 셈이다.

3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 11공구에서 열린 '롯데 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착공식'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 참석자들이 시삽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4.7.3/뉴스1
CDMO 글로벌 확대 전략 속 수주 확대 절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매출 2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 공정 개발, 품질관리, 생산관리 등 분야별 전문가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송도 바이오캠퍼스 증설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2027년부터 상업 생산이 가능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은 12만L 규모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대비해 송도와 미국의 시러큐스를 잇는 '듀얼 사이트' 전략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뉴욕주에 위치한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4만 리터의 항체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두 개 대륙에 걸쳐 생산 거점을 확보해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난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두 개의 대륙, 하나의 표준, 무타협'(Zero Compromise)을 모토로 삼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포 배양부터 항체 생산, 결합, 정제,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시러큐스 단일 캠퍼스에서 제공해 생산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 맞춤형 항체약물접합체(ADC)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ADC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더해 론자(스위스), 우시바이오로직스(중국) 등 세계적 CDMO 강자들이 제조시설을 확장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 신 부사장의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롯데바이오로직스 내 역할 담당은 큰 변화 없겠지만, 오너 3세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며 "신 부사장으로서는 기회이기도 하겠지만,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