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유치 AI 신약개발 '히츠'…구글 '알파폴드' 잡는다
김우연 카이스트 교수 창업…MD앤더슨 연구팀 등 고객 확보
"저분자 결합 구조 예측 15초 만에 가능"…'K-폴드' 개발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카이스트 교수가 창업한 인공지능(AI) 바이오기업 '히츠'가 100억 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신약개발 분야 혁신에 나섰다. 자체 플랫폼 '하이퍼랩'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구글 '알파폴드'를 뛰어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히츠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핵심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차세대 바이오 AI 모델 'K-폴드' 개발과 상용화를 주도한다.
히츠는 2020년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인 김우연 대표가 창업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틱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VC)로부터 103억 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히츠 경쟁력은 AI 네이티브 플랫폼 '하이퍼랩'에서 나온다. 이 플랫폼은 실제 연구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신기능 '코폴딩'과 '하이퍼 스크리닝 X'는 글로벌 곳곳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코폴딩은 단백질 구조와 활성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구조 예측 정확도 면에서 구글 알파폴드3와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인다. 약물 활성 예측 정확도에 있어서는 글로벌 경쟁사 슈뢰딩거 등의 모델을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하이퍼 스크리닝 X는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무려 11조 개에 이르는 초거대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48시간 이내에 스크리닝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존 방식 대비 1만 배 이상 향상된 속도다. 분자를 찾는 것을 넘어 합성 경로를 제공해 AI가 설계한 물질을 현실에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플랫폼 사용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 대비 3분기에 코폴딩 기능 사용량은 5배 이상 늘었다. 하이퍼 스크리닝 X은 역시 5.6배 성장하며 AI 기술이 현실 연구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세계 최고 암센터 중 하나인 미국 MD 앤더슨 암센터의 자말 아메드 부교수 연구팀은 히츠의 유료 고객이다. 아메드 교수는 "수년간 정체된 프로젝트가 하이퍼랩 도입 3개월 만에 유효 화합물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우리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을 완전히 버렸다"고 전했다.
국내 성과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한정민 교수 연구팀은 하이퍼 스크리닝 X를 활용해 11조 개의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했다. AI가 설계한 11개의 분자 중 9개 합성에 성공하면서 성공률 82%를 확보했다. 이 중 5개가 실제 유효물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히츠가 속한 카이스트 연구팀은 이달부터 'K-폴드' 개발을 개시했다. 구글 알파폴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프로젝트 목표다.
김우연 대표는 알파폴드 모델의 한계를 설명했다. 현재 모델은 하나의 고정된 구조만 예측한다는 점이다. 또 '다중 유전자서열 정렬'(MSA)라는 기능에 의존해 예측 속도가 30분가량 필요하다는 점이다.
K-폴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SA 없이 저분자 화합물, 항체 등 다양한 모달리티와 단백질의 '동적 구조'를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히츠와 연구팀은 선행연구에서 개발 가능성을 입증했다. MSA 없이 저분자 결합 구조를 예측했을 때 히츠의 선행 모델은 약 15초 만에 73.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반면 동일 조건에서 알파폴드3의 성공률은 70.7%로 더 낮았다. K-폴드팀은 이 기술을 고도화해 1분 이내에 알파폴드3의 최고 성능인 성공률 89.6%를 넘어서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은 10개월 뒤 나올 전망"이라면서 "무료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히츠가 그리는 미래는 AI가 실험실 전체를 운영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자율 실험실'이다. AI가 질병 표적을 발굴하고, 후보물질을 설계하며, 가상세포에서 실험까지 수행할 수 있는 실험실을 의미한다.
이 실험실에서 연구원은 '대화형 AI 어시스턴트'와 협업한다. 히츠가 개발한 AI 에이전트는 논문 PDF를 스스로 학습해 10분 만에 데이터 분석을 재현해 내는 수준에 도달했다.
김 대표는 "파도가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준비해야 그 큰 파도의 힘으로 밀려가게 된다"며 "대한민국이 2000년대 IT 혁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듯, 현재 AI 혁명은 K-바이오를 실현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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