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토 J&J 회장 "앞으로 10년, 지난 100년보다 헬스케어 더 혁신"

"헬스케어 투자 1달러당 4달러 효과…혁신과 비용 균형이 핵심"
AI·세포치료·조기진단 등 첨단기술로 암·치매 등 난치질환 정복 구상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 경영자(CEO) 서밋에서 '과학 기술이 만들어가는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박기범 기자

우리는 앞으로의 10년 동안, 지난 100년보다 더 많은 헬스케어 혁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조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존슨앤드존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세션 '과학 기술이 만들어가는 헬스케어의 미래'에서 한 말이다. 두아토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과학기술이 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헬스케어 투자가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임을 강조했다.

AI·세포치료로 '완치' 도전…치매 정복 위한 단백질 맵핑 착수

두아토 회장은 "과학과 기술의 결합이 헬스케어 발전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암, 심혈관 질환, 정신건강, 치매와 같은 난치성 질환에서도 완치를 목표로 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은 암세포 복제 메커니즘을 분석해 환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매년 약 2000명이 사망하는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세포치료 기반의 혁신적 접근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심혈관 질환 영역에서는 소형 심장펌프를 개발해 심장마비 환자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그는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기를 통해 환자의 생존 기간이 평균 2년 이상 연장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아시아 상황에 대해선 "아직 치매의 생물학적 기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빌 게이츠 재단과 협력해 2억 5000만 개의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 혈액 기반 조기진단과 발병 트리거(유발 요인) 규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와 단백질 맵핑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매를 단순히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이 아니라 인지 저하를 예방·완화할 수 있는 질환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가 31일 오후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 경영자(CEO) 서밋에서 '과학 기술이 만들어가는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2025.10.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헬스케어, 최고의 경제적 수익률 투자"…R&D에 500억달러 투입

두아토 회장은 헬스케어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과 비용 효율성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 관계가 존재하지만, 헬스케어에 1달러를 투자하면 4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는다는 분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기에 질병을 치료하면 근로 손실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우울증처럼 사회적 비용이 큰 질환은 예방과 조기 개입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며 "AI 기반 초음파 검사 등 정밀 진단기술로 우리가 예측하지 못했던 질병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낮은 의료투자율도 지적했다. 두아토 회장은 "미국은 GDP의 약 8%를 의료 분야에 투자하지만, 한국은 0.1%, 일본은 0.4%, 호주는 0.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의료·헬스케어 투자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지속 가능한 성장 비결에 대해서는 "141년 동안 이어진 기업 철학과 명확한 원칙 덕분"이라며 "85년 전부터 '신조'(Credo)라는 가치를 지켜오며 환자, 지역사회, 직원, 주주 순으로 우선순위를 둬왔다"고 말했다.

또 "존슨앤드존슨은 제약, 의료기기, 신경과학, 외과로봇 등 전방위 분야 환자의 여정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2024년에는 R&D와 혁신에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난치병 완치와 의료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건강한 시민이 곧 생산적인 사회를 만든다. 과학과 기술이 결합한 헬스케어 혁신이 인류의 삶을 더 길고, 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마침표를 찍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