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3Q 처방액 561억 기록…美 공략 잰걸음

분기 최대 실적 경신…P-CAB 계열 치료제 선두 주자
53개국 진출 계약·18개국 출시 완료…글로벌 블록버스터 행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처방액 추이(단위 억 원).(HK이노엔 제공)/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HK이노엔(195940)이 개발한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에서만 560억 원이 넘는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성과를 발판으로 HK이노엔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공략에 나선다. 파트너사를 통한 현지 임상 3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에 돌입해 약 4조 원 규모 거대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케이캡, 국내 P-CAB 치료제 시장에서 종횡무진

30일 HK이노엔에 따르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은 올해 3분기 국내 원외처방액 5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케이캡 출시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처방 실적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3분기 503억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면서 처방액 500억 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후 올해 1분기 514억 원, 2분기 533억 원에 이어 3분기 561억 원을 나타내면서 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 분기마다 500억 원대 처방액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며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의 입지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케이캡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누적된 원외처방 실적은 1608억 원에 이른다. 분기별 매출 추이를 고려할 시 올해 연간 처방액 2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캡 성장세는 기존 PPI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대비 약효 발현 속도가 빠르고,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다는 강점에 기반을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야간 위산 분비 억제 효과 또한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1조 3754억 원이다. 올해 1~9월 누적 시장 규모는 1조 911억 원이다. 케이캡은 이 시장에서 1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글로벌 곳곳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처방되고 있다.(HK이노엔 제공)/뉴스1
타깃 시장 전 세계로 확장…'글로벌 블록버스터' 정조준

HK이노엔은 '국내 1위'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분기 케이캡 완제품 수출 매출은 26억 원이다.

HK이노엔은 전 세계 총 53개국과 케이캡 기술이전, 완제품 수출 등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중국,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 등 18개국에서는 이미 상업 출시가 완료되어 현지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 파라과이, 에콰도르 등 3개국에서 추가로 품목 허가를 완료하며 출시국 확대에 나서고 있다. 4조 원대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파트너사 뤄신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 국가의료보험약품목록(NRDL) 등재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매출 확대 기대가 큰 미국 시장에도 케이캡이 출시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미국 파트너사인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국에서 케이캡 임상 3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지난 4월 미란성 식도염·비미란성 식도염 환자 대상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고, 지난 8월 유지요법 결과를 공개했다. 현지 진행한 임상 연구를 통해 케이캡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FDA의 신약허가 신청을 위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과 세벨라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FDA 허가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연간 37억 달러(약 4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P-CAB 계열 약물이 기존 PPI 제제를 대체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면서 "케이캡은 국내에서 확보한 여러 적응증과 다양한 제형 경쟁력 등에 기반을 두고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