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3상서 환자 절반 10% 이상 체중 감소
한국인 448명 중 투약 40주 차 최대 30% 절감 효능
"위장관계 부작용 상대적으로 적어…여성서 더 효과"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은 27일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시험 중간 톱 라인 결과인 투약 40주 차 결과를 공시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는 64주 차까지 약물을 투약하고, 관찰하는 임상 과제이지만 연내 허가신청 계획을 염두에 둬서 40주 차 중간 톱 라인 데이터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보다 투약 지속에 따른 개선된 지표가 도출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통상 비만약 개발사들이 60주 차 이상 투약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달리, 40주 차 중간 톱 라인 결과를 공개하게 된 건 그만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경쟁력과 안전성, 시장성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연내 허가신청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2026년 하반기경 출시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은 국내 여러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무작위 배정과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설계됐다. 체중 변화율과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시험대상자 비율에 대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위약군 대비 우월성을 평가하는 목적으로 수행됐다.
투약 40주 차 시점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를 나타냈다.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 15% 이상은 19.86%다. 기저치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로, 위약 투여군 0.95%와 대비됐다.
임상 결과 초고도비만이 아닌 BMI 30 이하 '여성'에게서 타 시험 대상자 대비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여성 시험 대상자 중 BMI 30 미만 군의 체중 변화율은 -12.20%로, 소그룹 분석군 중 가장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기존 약물 대비 안전한 이상사례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번 임상의 성과다.
현재 시장에 출시돼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관련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돼 비만 치료 접근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심혈관·신장 보호 효능은 타 GLP-1 제품들과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인트로 꼽힌다.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과 써큘레이션(Circulation) 등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약 4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와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를 개선시키며 약물 혁신성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임상을 주도한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 김나영 본부장(전무)은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이 심혈을 기울였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임상 결과가 나왔다. '국민 비만약'으로서 상용화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면서 "한미의 레거시이자, 혁신의 시작이 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향후 비만에서 당뇨에 이르는 대사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는 신약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첨단 설비를 갖춘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외산 제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공급 부족과 품절 이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와 함께 당뇨 적응증으로의 확장과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한 '디지털 융합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비만 치료제 사용 시 환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투약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디지털융합의약품은 환자 개개인 목표에 맞춰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2026년에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 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이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다른 H.O.P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도 기대된다. 첫 단추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런칭에 한미의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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