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 약물 한계 보완에서 진행 억제까지…빅파마 혁신 가속

애브비, '타바파돈' FDA 신청…차세대 치료제 주목
로슈, 질병 진행 억제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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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글로벌 제약사들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치료제가 주로 증상 완화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기존 약물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과 질환 진행 억제를 겨냥한 신약 후보까지 등장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브비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타바파돈' 신약승인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치료제인 타바파돈은 기존 치료제와 달리 도파민 D1/D5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자극한다.

이번 NDA는 임상 3상 'TEMPO' 결과를 근거로 한다.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타바파돈은 운동 능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또 기존 표준치료제인 '레보도파'를 복용하던 환자군에서도 증상이 잘 조절되는 '온(on) 시간'을 유의미하게 늘렸다.

파킨슨병 전 세계 약 1100만 명…기존 치료제 부작용 한계

파킨슨병은 뇌에서 근육의 무의식적인 운동을 담당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60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며, 고령화로 인해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파킨슨병 치료는 증상 조절에 집중돼 왔다. 대표적인 약물 레보도파는 혈액-뇌 장벽(BBB)을 통과해 뇌 안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며 운동 증상을 완화한다. 하지만 장기 복용 시 효과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온-오프 현상이나 이상운동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레보도파는 '프라미펙솔', '로피니롤' 등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와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파민 작용제는 도파민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신호를 모방하지만, 환각이나 충동조절장애 같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전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 2030년 10조원 전망

타바파돈은 이 같은 기존 약물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파민 수용체 가운데 운동 촉진 경로와 밀접한 D1/D5 수용체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해 증상 개선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 부담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애브비 외에도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바이오텍 기업 프로세나와 파킨슨병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는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질환 진행 자체를 늦추려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6억 5000만 달러(약 7조 9000억 원)에서 2030년 약 75억 8000만 달러(약 10조 6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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