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 위한 임상시험, 더 정교해져…DCT·AI 잠재력 분명"
나현희 LSK글로벌PS CMO, 창립 25주년 심포지엄서 강연
"독성만으로 최적용량 설정 피해야…AI 임상, 데이터 공유 필요"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분들은 반드시 '용량 최적화'에 대해서 고민하셔야 합니다. 탈중앙화 임상시험(DC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임상시험 등도 주목해야 할 최신 임상시험 전략입니다."
나현희 LSK글로벌PS(LSK Global PS) 최고의학책임자(CMO)는 17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소피텔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LSK글로벌PS, 창립 25주년 기념 심포지엄'의 '변화에 대응하는 맞춤형 임상시험 디자인' 세션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발표 주제는 '종양학 분야 임상 개발의 최신 전략'이다.
나현희 LSK글로벌 CMO는 "전통적으로 독성을 기준으로 최대내약용량(MTD)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효 용량을 결정하는 방식은 더 이상 최선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신약개발 사례에 따르면 새로운 치료접근법(모달리티)인 의약품은 독성이 나타나기 전 낮은 용량에서 이미 약효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변화에 맞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프로젝트 옵티머스'(Project Optimus)를 통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독성만으로 약물의 용량을 결정하지 말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용량군에 대한 폭넓은 유효성(efficacy) 평가를 통합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나 CMO는 "이제는 초기 임상부터 여러 용량군을 무작위 배정하여 비교, 평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KRAS 변이 저해제 사례에서 FDA는 제약사가 제시한 용량보다 더 낮은 용량에서 약동학적 차이가 없음을 지적하면서 추가 데이터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나 CMO는 또 주목해야 할 임상시험 전략으로 DCT와 AI 활용 임상 등을 소개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계기로 급부상한 DCT는 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환자 모집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환자의 참여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나 CMO는 "아직 종양학 분야에서 DCT가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지는 않다"면서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하는 완전한 DCT가 아니더라도, 각 임상의 특성에 맞게 DCT의 요소를 부분적으로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CMO는 아직 주로 신약 발굴 부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AI가 임상개발 단계에서 활용될 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나 CMO는 "AI가 임상에 적용될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논문부터 데이터가 매우 많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독점되고 있어 임상에 AI를 활용하기 어렵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AI가 가져올 혁신은 분명하다. 아이큐비아 데이터를 보면 병원 전자의무기록(EMR)에서 임상 참여 환자 등을 선별할 때 AI가 더 적합한 환자를 찾는 것은 물론 중복된 환자를 잘 구분한다"면서 "약물이상반응 리포트 작성 같은 것을 자동화해서 70% 이상 처리할 수 있다. 약물감시 분야는 AI가 써준 초안을 검토만 하면 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립 25주년 심포지엄을 개최한 LSK글로벌PS는 2000년 설립된 원스톱 풀 서비스(One Stop Full Service)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국내 탑티어 CRO 중 한 곳으로 각종 성과를 확보하고 있다.
LSK글로벌PS 신약개발 컨설팅부터 1~3상까지의 허가용 임상시험, 임상시험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까지 신약개발 전 주기에 걸쳐 임상시험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SK글로벌PS는 올해 6월 기준 국내외에서 1748건 규모 연구 수행 경험을 보유한 임상시험 파트너다. 15건 국내 개발 신약 3상 임상시험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난 6월까지 허가된 39건의 국내 개발 신약 중 4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개발 신약 3개 중 1개 이상이 LSK글로벌PS의 기여로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LSK글로벌PS는 국내 항암제 중 최초로 FDA 허가를 취득한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허가에 기여했다.
또 GC 녹십자와 질병관리청이 공동 개발해 국산 신약 39호로 허가를 받은 '배리트락스주'(프로젝트명 GC1109)의 1상과 2상 임상시험 전 과정을 담당했다. 재조합 단백질 탄저 백신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LSK글로벌PS 관계자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국내외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 의료기관 전문가들과 함께 AI 기반 신약개발 트렌드와 임상시험 혁신, 글로벌 의료 시장을 이끄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면서 "LSK글로벌PS는 앞으로도 최신 트렌드와 AI 기반 솔루션을 바탕으로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더 나은 임상시험 개발의 미래를 국내 제약바이오와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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