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위고비' 왕좌 수성 총력 나선다…청소년 처방 연내 허가 전망
마운자로, 출시 첫달 열흘새 2만건 가까이 처방
위고비, 가격 인하 더해 청소년 처방 확장도 추진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비만 치료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공세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노보는 위고비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처방 연령 확대와 심혈관 등 적응증 확장에 속도를 내며 왕좌 수성에 나선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약 열흘 만에 1만 8500건가량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위고비의 국내 출시 첫 달 처방량을 뛰어넘는 수치로, 마운자로가 출시 초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운자로의 효과가 위고비보다 더 강력하다고 알려진 데다, 마운자로의 출고가를 위고비 저용량 대비 낮은 가격으로 책정하면서 비만 치료제 경쟁에 불을 지폈다.
다만 여전히 시장에서 위고비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위고비는 지난 4월 처음으로 7만건을 넘어선 뒤 5월부터 지난달까지 꾸준히 8만여 건의 처방건수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5월, 7월에는 8만 8000건을 넘으면서 9만 건에 육박하기도 했다.
먼저 노보는 마운자로 출시에 대응해 위고비 가격을 인하했다. 위고비의 당초 출고가(약 37만 2000원)에서 용량에 따라 10~40% 낮췄다. 이에 위고비의 가장 낮은 용량(0.25㎎)의 공급가는 약 22만원으로, 마운자로(27만 8000원) 대비 저렴해졌다.
여기에 노보는 국내에서도 위고비의 처방 연령을 12세 이상 청소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보가 청소년 비만 환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무리 없이 올해 안으로 적응증 확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청소년 환자도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고비를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치료제로 허가했고, 유럽의약품청(EMA)도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환자가 위고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운자로의 경우 청소년 대상 임상을 이제 막 시작한 단계로, 임상 마무리까지는 수년이 걸릴 예정이다. 위고비가 청소년 비만 적응증에 먼저 처방을 시작할 경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보는 위고비 처방 연령 확대에 더해 심혈관·신장질환 등 적응증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위고비는 FDA로부터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추가 적응증을 승인받기도 했다.
아울러 노보는 단순 약 처방을 넘어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며 환자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노보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 비만·당뇨병 환자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이를 통해 위고비를 처방받은 환자의 장기적인 체중과 포괄적인 건강 관리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당뇨 영역에서는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 개발 및 협력까지 목표로 삼았다. 양사 협약의 구체적인 결과는 이르면 연내 공개될 예정이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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