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57% 점유율로 美 비만시장 독주…노보 '먹는 비만약' 승부수
'마운자로', '위고비'와 점유율 격차 14.5p까지 벌려
경구용에서는 노보 한발 앞서…연내 FDA 승인 결론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분기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점유율에서는 릴리가 확실한 우위를 점하며 격차를 벌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2025년 2분기 매출 155억 6000만 달러(약 21조 60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수치다. 비만·당뇨 치료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 판매량이 급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는 점유율 57%를 차지하며 전 분기 대비 3.8%포인트(p) 상승했다. 노보 노디스크와의 점유율 격차도 14.5%p까지 벌어졌다.
미국 시장 매출은 108억 달러(약 15조 원)로 38% 늘었고, 판매량은 46% 증가했다. 미국 외 시장도 매출이 37% 늘어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 증가의 42%p가 순수 물량 성장 덕분이었다.
연간 매출 전망도 상향 조정됐다. 일라이 릴리는 2025년 전체 매출 가이던스를 600억~620억 달러(약 83조 3000억 원~86조 원)로, 중간값 기준 15억 달러(약 2조 원) 올렸다. 주당순이익(EPS) 전망 역시 상향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2분기 매출은 768억 5700만 덴마크크로네(약 16조 6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2억 9000만 덴마크크로네(약 6조 3600억 원)로 29% 늘었다.
미국 사업부 매출은 12% 증가했으며, 2분기에는 과거년도 조정분과 340B 프로그램 관련 약 30억 덴마크크로네(약 6500억 원) 규모의 매출 조정이 반영됐다. 미국 내 비만 치료제 매출은 고정 환율 기준 32% 늘었다.
국제 사업부 매출은 14% 증가했다. 유럽, 아시아태평양, 신흥시장 지역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특히 비만 치료제 매출은 위고비 확산으로 고정 환율 기준 115% 급증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도매 재고 변동 영향으로 GLP-1 및 비만 치료제 판매가 부진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회사는 복제 GLP-1 사용 지속, 시장 확장 속도 둔화, 경쟁 심화를 이유로 연간 매출·영업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13~21%에서 8~14%로, 영업이익 성장 전망치를 16~24%에서 10~16%로 낮췄다.
다만 양사의 다음 경쟁 무대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주 1회 복용 경구용 위고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4분기 결론이 예상된다. '먹는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평균 13.6%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하루 1회 복용 경구 GLP-1 '오포글리프론'을 연말 비만 치료 적응증으로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임상에서 최대 12.4%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나, 주사제 대비 낮은 효과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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