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경쟁 비만 넘어 심혈관으로…위고비 vs 마운자로 '2라운드'
위고비, 지난해 美 FDA 심혈관 질환 적응증 승인
마운자로,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 비열등성 입증
- 김정은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GLP-1 계열 치료제의 주도권 경쟁이 비만을 넘어 심혈관 질환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심혈관 영역에서도 맞붙으며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지난 31일 제2형 당뇨병과 확진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가진 성인 1만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SURPASS-CVOT)의 주요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에서 마운자로는 일라이 릴리의 기존 GLP-1 계열 치료제인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와 비교해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MACE-3) 발생률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특히 마운자로는 MACE-3 외에도 혈당(A1C), 체중, 신장기능, 사망률 등 다양한 지표에서 트루리시티 대비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전체 사망률은 비교군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9월 유럽당뇨병학회(EASD)에서 정식 발표될 예정이며, 일라이 릴리는 연내 글로벌 규제당국에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임상 3상(SELECT)을 통해 위고비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해당 임상에서 위고비는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 비만 환자에서 MACE 발생률을 20% 이상 낮췄다.
SELECT 임상은 전 세계 41개국, 800개 이상 기관에서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BMI 27 이상) 성인 중 기존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 1만 76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글로벌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이다.
참가자들은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2.4㎎ 또는 위약을 투여받았으며, 중앙 추적 관찰 기간은 약 3.5년에 달했다.
주요 평가 항목은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을 포함한 복합 심혈관 사건(MACE-3) 발생률이었다. 위고비 투여군은 위약 대비 MACE-3 발생 위험을 20% 낮췄으며,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수치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위고비는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을 각각 19%, 15% 감소시켰고, 평균 체중 감량은 위약군보다 약 9.4㎏ 더 많았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3월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 예방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승인했다.
비만 치료제로 맞붙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경쟁은 향후 심혈관 영역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등 적응증 확장 결과에 따라 단일 질환 치료제를 넘어 전신 대사질환을 아우르는 통합 치료 플랫폼으로서의 진화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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