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 'Tdap 백신' 국산화 이룬다…GC녹십자, 백신주권 앞장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 혼합백신 개발
상용화 후 백신 자급화에 더해 글로벌 진출 예고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GC녹십자(006280)가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인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예방 혼합백신 'GC3111B' 임상 연구에 속도를 낸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백신을 국내 기술로 개발·생산해 백신주권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Tdap 예방 혼합백신 후보물질 GC3111B 임상 1/2상시험 진행을 위한 환자모집을 개시했다.
이번 임상에서 GC녹십자는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고려대안산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등 4곳에서 이뤄진다.
GC3111B 접종에 따른 안전성과 면역원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는 2026년 말까지 완료할 전망이다.
Tdap 백신은 파상풍(T), 디프테리아(D), 백일해(P)를 함께 예방하는 백신이다. 주로 만 11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이 접종 대상이다. 영유아기에 형성된 기초면역을 보강하기 위해 추가접종(부스터) 하는 백신이다. 디프테리아와 백일해 항원 양을 줄여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Tdap 백신은 만 7세 미만 영유아에게 DTaP 백신을 활용해 기초면역을 형성한 후 이를 보강하기 위해 접종한다. Tdap 백신과 DTaP 백신은 예방하는 질병은 같지만, 접종 연령과 항원의 양에서 차이가 있다.
GC녹십자는 GC3111B의 모든 항원을 원료의약품(DS)부터 자체 개발과 생산이 가능하도록 연구와 시설을 구축했다. 백일해 예방 원료 공정에는 자체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GC녹십자는 2018년 국내 최초로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 자급화에 성공했다. 이런 경험에 기반을 두고 보건복지부로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아 Tdap 백신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GC녹십자는 GC3111B 개발을 통해 백신주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Tdap 백신은 현재 전량 수입 중이다.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된 백신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아다셀'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부스트릭스' 등이 있다.
국가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국가가 권장하고 비용을 지원하는 접종 사업이다. 주로 영유아에서 필수 접종과 노인의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백신 접종 등이 포함된다. 개인 건강 보호에 더해 공동체에 집단면역을 형성해 감염병 유행을 막기 위해 이뤄진다.
백신주권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계기로 부각됐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자국에 백신 공급을 우선하면서 보건안보와 연계해 나타났다. 백신 개발·생산이 자국에서 이뤄져야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보건 위기를 방어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타사의 Tdap 백신은 DS를 수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GC3111B는 원료물질부터 완제의약품(DP)까지 전 공정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함에 따라 기술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GC녹십자는 GC3111B 국내 품목허가·공급 뿐만 아니라 추후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인증(PQ)을 획득해 유니세프와 범미보건기구(PAHO) 등 국제기구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자급화와 함께 수출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가예방접종 백신 중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품목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DS까지 국내에서 생산하는 완전 자급 품목은 8종 정도다"라면서 "안전성이 중요한 백신 개발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백신주권을 위해 정책적으로 강력하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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