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ESG 공시 의무 예고…달라진 제약업계, 사회적 경영 박차

주요 제약사 친환경 활동·지배구조 개선
투자 유치, 이미지 제고 위해 ESG 실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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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한동안 제약·바이오 업계는 구체적인 성과가 적다는 이유로 ESG 경영에 소극적이었으나, ESG 경영 공시 의무화를 선언한 새 정부 정책에 맞춰 탈바꿈한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등급을 매긴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S'나 'A+' 등 고평가를 받는 기업은 드물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도 S 등급은 없었고, A+는 동아쏘시오홀딩스, SK케미칼, 클래시스, HK이노엔 등 4곳에 그쳤다. 반면 최하인 'D'는 동성제약, 현대바이오 등 27개 사나 됐다.

친환경 활동·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가치 확산

올해는 다르다. 상반기부터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ESG 전담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한미그룹은 헌혈 캠페인, 소아암 환아를 위한 히크만 주머니 만들기 봉사활동을 펼치고 평택시와 함께 한미녹색숲 7호를 조성했다.

동국제약은 자사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인사돌플러스 사랑봉사단'을 통해 한강 변에서 플로깅(걷거나 뛰며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활동)을 진행했다. 두 회사 모두 지속적인 사회 환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휴젤은 사내에 장애예술인 미술 작품을 전시로, 한미그룹도 '소아암 환아를 위한 히크만 주머니 만들기' 봉사활동으로 각각 사회적 가치를 확산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JW중외제약은 함은경 총괄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해 남성중심적 조직 문화로 인한 유리천장을 깼다.

휴젤 사내에 전시된 장애예술인들의 작품을 임직원이 감상하고 있다. (휴젤 제공)
안정적인 투자·우수 인재 유치 등 기대

제약·바이오 업계가 ESG 활동에 힘쓰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응답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ESG 경영 확산을 위해 관련 공시의 의무화를 추진한 것도 기업들이 달라지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ESG 경영이 확산하는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 △고객 충성도 증가 △우수 인재 유치 △안정적인 투자 유치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기업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성이 있다. 또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ESG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ESG 중심 경영 지속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ESG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도 특별한 혜택이 없어 겉핥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속해서 ESG 경영을 하는 업체를 위해 우수기업 인증제도나 세제 혜택 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일부 기업 중에선 보여주기식으로 ESG 경영을 홍보하는 사례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기업과 지역사회 간 꾸준한 신뢰와 협업체계를 갖춰 기업이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내재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