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전문약 광고 안돼?…'약 대신 병' TV광고 낸 GSK

대상포진 질환 인식 제고 차원…회사 로고도 없어 눈길
예방백신 '싱그릭스' 국내 출시 맞춰 '발상 전환'

GSK 대상포진 질환 인식 제고 TV광고 /뉴스1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약사법상 TV를 통한 전문의약품 광고를 제한하고 있는 국내에서 다국적제약사의 이색적인 영상 광고 시리즈가 나와 눈길을 끈다. 배우 마동석을 내세운 광고 전면에 제품명도, 회사명도 없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광고는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지난달 대상포진 예방백신 '싱그릭스'를 국내 발매하면서 준비한 영상물이다. TV와 케이블, 온라인 SNS 등에서 이달부터 본격 송출을 시작했다.

이 광고가 기존 제약사 광고와 다른 점은 질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제약사 TV광고는 기업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회사 이름만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약사법상 전염병 관련 의약품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의약품 TV 광고는 처방전이 없어도 약국서 구매가능한 일반의약품만 가능하다. 따라서 전문약 사업 중심의 해외 제약회사들은 치약이나 비타민 외에는 국내 TV광고를 제작하지 않았다.

실제 전문의약품 TV광고 사례는 손에 꼽는다. 지난 2009년 MSD가 전염병인 영유아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 '로타텍'의 TV광고를 진행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2019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배우 윤세아를 모델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영상 광고를 내놓기도 했다.

GSK는 이러한 법적 제한을 고려해 제품과 기업 브랜드 이미지 등을 모두 광고에 반영하지 않았다. 국내 대상포진 감염 경험 환자가 3명 중 1명꼴로 많고, 극심한 고통을 수반한다는 질환 정보만 제시하는 일종의 캠페인성 광고다.

GSK 관계자는 "대상포진은 국내 50세 이상의 연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면서 "이번 광고는 대상포진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및 인식제고를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싱그릭스는 임상시험을 통해 50세 이상 연령을 대상으로 90% 이상의 대상포진 감염 예방률을 기록한 백신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a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