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강아지 쓰다듬자 스트레스↓…몸이 먼저 반응했다

교감 후 옥시토신 증가…스트레스 호르몬 감소

사람과 반려동물이 교감할 때 서로 긍정적인 생리 반응을 주고 받는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순간이 있다. 지친 하루 끝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경험이다. 이러한 안정감은 실제로 우리 몸의 호르몬 변화와 연결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행복 호르몬'…사람·반려동물 함께 변화

영국의 월썸 펫케어 사이언스 연구소(Waltham Petcare Science Institute)는 글로벌 펫푸드 기업 마즈 펫케어(Mars Petcare)의 연구기관이다. 사람과 반려동물 간 상호작용이 인간의 건강과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오랜 기간 연구해오고 있다.

월썸 연구소가 지원한 연구 결과는 2024년 국제학술지 정신신경내분비학 저널(Psychoneuroendocrinology)에 '어린이와 반려견의 상호작용이 타액·소변 내 옥시토신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8~10세 어린이 55명과 반려견 54마리를 대상으로 상호작용 전후의 타액과 소변 속 호르몬 변화를 분석했다. 실험은 어린이가 자신의 반려견과 교감하는 경우와 처음 보는 낯선 개와 교감하는 경우로 나눠 진행됐다. 비교를 위해 혼자 놀이를 하는 상황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반려견과 상호작용한 어린이들은 혼자 놀이를 했을 때보다 옥시토신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익숙한 반려견뿐 아니라 처음 보는 개와의 교감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확인됐다. 반려견 역시 어린이와 교감한 이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통해 사람과 반려동물이 교감할 때 서로 긍정적인 생리 반응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옥시토신(oxytocin)'이 있다. 옥시토신은 신뢰와 유대감 형성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흔히 '사랑 호르몬' 또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린다. 부모와 자녀, 연인 관계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에서도 동일하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눈을 맞추거나 쓰다듬는 행동이 반복될수록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되며 긴장이 완화되고 안정감이 높아지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뇌의 보상 체계와도 연결된다. 옥시토신이 증가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이는 초콜릿을 먹거나 즐거운 활동을 할 때 느끼는 만족감과 유사한 흐름이다.

국내 연구서도 확인된 스트레스 완화 효과

이러한 효과는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경북대, 오산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반려견과의 교감 활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반려견과의 상호작용을 쓰다듬기나 간식 주기처럼 접촉 중심의 정적 활동과, 산책이나 놀이처럼 움직임이 포함된 동적 활동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반려견과 교감한 이후 참가자들의 생리적 지표 전반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여성은 반려견을 쓰다듬는 등 정적인 교감에서 옥시토신 증가 폭이 컸다. 남성은 산책이나 놀이와 같은 동적 활동에서 더 뚜렷한 상승이 확인됐다.

동시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려동물과의 교감 이후 긴장 상태가 완화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뇌파 분석에서도 집중도가 높아지고 뇌 활동이 활성화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감정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호르몬과 신경계 반응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당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심용희 한국마즈 수의사(학술팀장)는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정서적 위안과 함께 옥시토신 분비를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는 변화를 동반한다"며 "이러한 변화는 보호자의 정신적 안정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은 사람의 감정과 스트레스 반응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존재"라며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건강과 웰빙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서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