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간 때문인 줄 알았는데…황달·복통 땐 이미 암 진행
뚜렷한 증상 없어 초기 발견 늦어지는 담관암
5년 생존율 낮지만 신약·내시경 치료 도입 중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박 씨(65, 남)는 30여 년 근무했던 직장에서 퇴직한 뒤 등산과 골프를 즐기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었다. 어느 날 함께 등산하던 친구가 '얼굴이 누렇게 보인다'라며 간 건강을 걱정했지만, 평소 간 수치가 정상이었던 박 씨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한 달 뒤 극심한 복통과 황갈색 소변을 경험하며 심각성을 깨달은 박 씨는 병원에서 담관암을 진단받았다.
담관암(담도암)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발견이 늦어 예후가 좋지 않다고 꼽힌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됐을 땐 이미 병세가 악화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정확한 치료가 중요하다. 담관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로 간 내 실질에서 간문부를 거쳐 담낭, 췌장, 십이지장 유두부까지 이어지는 길고 가는 관형의 장기다.
담낭과 담관(담도)에 발생하는 암은 전체 암 중 2.7%를 차지한다. 담관암은 담관(담도) 상피세포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간내 담관암 △간문부 담관암 △원위부 담관암 등으로 나뉜다. 남성에서는 암 발생률 10위, 여성에서는 9위로 보고됐으며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담관암은 간암이나 폐암보다도 5년 생존율이 낮아 난치성 암으로 분류되며, 5년 생존율도 29%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간 질환과 유사해 혼동될 수도 있다. 다만 암이 진행되면 주로 황달, 피부 가려움증, 복통,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특히 눈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은 환자에게서 흔히 확인된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요인이 알려졌다. 반복적인 담관 염증과 흡연이다. 담관 내 반복되는 담석, 담관 기생충 감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바이러스성 간염, 궤양성 대장염, 담낭용종 등이 꼽힌다. 담즙 정체가 오래 이어질 때도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고령, 만성 간질환, 흡연, 비만 등도 위험 요인이다.
암 진단에는 혈청 종양표지자 검사와 더불어 복부 초음파, CT(전산화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를 병행한다. 필요에 따라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이나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도를 직접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병변 위치와 침범 정도를 파악한 뒤 다학제 협진을 거쳐 병기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한다.
초기 암은 주요 혈관 침범과 원격 전이가 없다면 수술적 절제를 우선 고려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간 절제술, 담도 절제술,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진행된 암이라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등 내과적 치료가 이뤄지며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과 담관 스텐트 삽입술을 병행할 수도 있다.
최근 도입된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술은 암에 의한 악성 담관 폐색을 개선하고 스텐트 유지 기간을 연장할 뿐 아니라 종양을 직접 괴사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임핀지(더발루맙)가 기존 항암치료와의 병합요법 때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난치성 담관암 치료의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민 고려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예후는 불량해 종종 뒤늦게 진단되곤 한다"며 "금연과 절주, 체중 유지,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예방과 조기 발견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대광 순천향대 서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정기 검진과 영상 검사로 간과 담도의 이상을 확인하면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황달이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지속적인 복통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위장 질환으로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 정확한 검사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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