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방 내역 줄줄 샜다…'양압기 1위' 레즈메드, 고객 민감정보 유출

직원 실수로 7개월간 처방 내역, 생년월일 등 노출
문자 공지 외 별다른 조치 없어 고객 불안감 커져

레즈메드 홈페이지.

(서울=뉴스1) 문대현 장도민 기자 = 양압기 및 의료용 인공호흡기 제조업체 레즈메드헬스케어코리아(레즈메드)에서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레즈메드는 양압기 점유 국내 점유율 1위로 알려져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30일 레즈메드의 한 직원은 실수로 최근 7개월 동안 일부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을 국내 한 병원의 일부 담당자에게 이메일로 발송했다. 해당 파일에는 고객의 이름과 생년월일은 물론 처방내역과 양압기 시리얼 넘버까지 포함됐다.

해당 사실을 확인한 레즈메드는 지난 3일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에 일괄적으로 문자를 보냈다. 동시에 자사 홈페이지 첫 화면에도 공지를 올렸다.

레즈메드 측은 "당사는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직후 병원 담당자에게 연락해 잘못 전송된 파일을 삭제 조치했다"며 "귀하(개인정보 유출 고객)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향후 예방을 위한 최선의 조치 차원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이나 연락에 지속해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당사는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향후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등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즈메드는 호주 기업으로 수면, 호흡 및 가정 내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치료기기를 개발하며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수면무호흡증 및 코골이를 치료하는 양압기(CPAP)다. 레즈메드는 CPAP의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올 초에는 국제 학술지를 통해 자사 양압기 치료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환자의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분석 결과를 알리기도 했다.

레즈메드 에어미니(AirMini) 양압기 제품. (레즈메드 코리아 제공)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레즈메드의 양압기가 건강보험 급여에 적용되면서 보급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레즈메드 양압기의 보급 건수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내 점유율은 1위로 알려져 개인정보 유출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감한 정보가 병원으로 넘어갔음에도 업체 측은 문자 통지 외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어 해당 고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레즈메드로부터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문자를 받은 A 씨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공휴일에 문자를 받고, 내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이후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내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될지 몰라 불안하다. 이 사안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닌데 회사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레즈메드 측은 검토 후 구체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대표번호를 통해 연결된 한 직원은 뉴스1에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 중이며, 정확하게 사안이 확인된 뒤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유출 시 대응 매뉴얼을 묻자 "당장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으나, 정확하게 사안을 파악한 후 대응하려 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개인정보를 유출한 내부 직원의 징계 여부에 대해서도 답하지 못했다.

eggod6112@news1.kr